장애를 가진 제가 당신의 딸을 만나도 괜찮으시겠냐고, 지금의 장인어른께 조심스럽게 물었다.
“둘이 좋아서 만나고 사랑하는 걸 왜 나한테 허락을 받아?”
그때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장인어른께서 해주신 그 말이 너무 감사해서 남자는 눈물을 쏟았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변재원, 이가연 부부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두 사람은 시민단체 인턴을 시작하는 오리엔테이션 자리에서 처음 만나, 지난 2016년 여름 부부의 연을 맺었다.
결혼 전 남편 재원 씨는 아내 가연 씨의 부모님 댁에 혼자 찾아간 적 있는데, 그날 지금의 장인어른과 함께 맥주를 마셨다.
장인어른은 “그런데 오늘 너 왜 왔니?”라고 물었고, 재원 씨는 마음에 담아놨던 질문을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제가 가연이랑 연애하는데, 아버님은 괜찮으신가요?”
어릴 적 의료사고로 장애를 갖고 살아온 재원 씨는 차별 어린 시선에 익숙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부모님만큼은 신경 쓰였다.
장인어른은 정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시며 “그걸 왜 나한테 허락을 받아?”라고 되물으셨다.
“가연이랑 너랑 좋아서 둘이 만나고, 사랑하는 걸 왜 나한테 허락을 받아?”
“나도 가연이한테 허락 안 받고 가연이 낳은 거야”
장인어른은 자신에게 허락을 구할 필요 없다며 그 대신 딱 하나만 약속해달라고 하셨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당신의 딸이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너만큼은 잘못했다 얘기하지 말아 달라고.
그 말을 들은 재원 씨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해당 사연은 지난 2019년 8월 27일 EBS ‘다큐프라임 – 부모와 다른 아이들 2부 장애를 극복하지는 않았습니다’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