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이 뭔 죄’… 이기영 반려동물 네마리, 안락사 위기

By 연유선

동거 여성과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집에 방치됐던 반려동물 4마리가 안락사 위기다.

2일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쯤 이기영이 살던 경기도 파주시 아파트에서 하얀 개 한 마리(믹스)와 고양이 3마리(샴·러시안블루·코리안숏헤어)가 구출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으로부터 개가 짖는다는 민원을 접수해 파주시청과 경찰에 협조를 구한 뒤 이기영으로부터 반려동물 포기각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반려동물들은 이후 경기도 양주시 소재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로 보내졌다.

다행히 동물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동물들이 열흘 안에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된다는 것.

보호소는 구조된 동물이 10일이 지나도 입양 문의가 오지 않을 경우 원칙적으로 안락사를 시행한다고 전했다.

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입양 공고를 올려놓은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15일 정도의 기간을 두고 입양 대상자를 찾을 계획”이라며 “기간이 지나면 방침에 따라 안락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이기영은 지난달 20일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택시기사인 60대 남성에게 신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금을 주겠다며 파주시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또 올해 8월 초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전 여자친구였던 50대 여성을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추가 피해자를 찾기 위해 이기영이 최근 1년간 통화하거나 메시지 등을 주고받은 주변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 이기영이 동거녀이자 집 주인이었던 50대 여성을 살해한 후 수개월 교제한 여성이 있다는 사실이 파악됐는데, 다행히 이 여성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