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넘어져 있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도와줬다가 도리어 가해자가 될 뻔한 사연이 공개됐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앞으로 사람이 죽어가든 뭐든 절대 도움 주지 않을 거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40대 시민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난다”라며 전날 오후 9시쯤 겪은 일을 전했다.
당시 퇴근하던 그는 길가에 오토바이가 쓰러져있고 사람이 깔린 모습을 보고 급하게 대피 구역에 정차했다.
A씨는 서둘러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우고 운전자를 인도 쪽으로 피신시켰다.
오토바이를 세우는 내내 “괜찮으세요?”라고 물었으나 운전자는 대답이 없었다.
A씨는 “119 불러 드릴까요? 병원 가보세요”라고 재차 말을 걸었으나 운전자는 역시 답이 없었다.
황당한 일은 바로 다음 벌어졌다.
A씨가 집에 가기 위해 자리를 뜨려 하자 운전자는 갑자기 입을 열더니 “어딜 가시려고요? 아저씨 때문에 저 사고 났잖아요”라며 붙잡았다는 것.
황당한 A씨가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있자 운전자는 “그냥 좋게 해결하시죠?”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제 차 블랙박스에 다 찍혀 있을 텐데 경찰 불러서 확인하시라”면서 112에 신고했다.
그러자 운전자는 자신이 잘못 본 것 같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A씨는 혹시라도 뺑소니로 신고당할까 봐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귀가했다.
A씨는 “블랙박스가 없었더라면, 그분이 2차 사고를 당하든 말든 지나쳤다면, 과거 배달 일을 해봐서 안타깝다는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했다.
이어 “‘파스라도 사서 붙이세요’라고 말하려고 손에 쥐고 있던 5만 원이 아주 꼬깃꼬깃하게 구겨져 있는 것을 보니 더 속상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누군가 저런 일을 당하든 말든 그냥 지나치는 게 차라리 좋은 일이란 생각만 든다”라고 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A씨에게 “진짜 좋은 일 하신 건데 너무 안타깝다”라고 말했지만, 위로가 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A씨는 “여러분도 누군가를 도울 때 본인을 변호하거나 보호할 수 있는 상황 하나쯤은 꼭 갖고 하길 바란다”고 했다.
동시에 “배달원 덕분에 집에서 편하게 음식 먹으니 특정 직업군에 대한 마녀사냥식 비하는 자제해달라”고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