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백화점 엘리베이터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나 옆에 있던 간호사의 빠른 대처로 의식을 되찾았다.
30일 SBS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에서 엘리베이터 CC(폐쇄회로)TV를 보면 김모(60대) 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옆에 있던 유모차 쪽으로 쓰러진다. 김 씨의 아내가 크게 당황한 사이 함께 있던 여성이 황급히 김 씨를 바닥에 눕혀 심폐소생술을 시작한다.
이 여성이 1분가량 심폐소생술을 하자 김 씨는 의식을 되찾았고, 여성은 안도하며 김 씨와 김 씨의 아내를 다독인다.
이후 백화점 직원들이 제세동기를 들고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김 씨는 엘리베이터에서 스스로 걸어나갈 정도로 상태가 괜찮아졌다.
김 씨를 살린 이 여성은 이원정 용인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임상전담 간호사로, 지난해 쌍둥이를 출산한 뒤 육아휴직 중이다.
이 사연은 이원정 간호사의 남편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아내가 오늘 생명을 살렸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알려지게 됐다.
이 글에서 이 간호사의 남편은 “노부부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고, 그중 할아버지가 쌍둥이 딸을 뚫어져라 쳐다보시기에 ‘우리 딸이 예뻐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할아버지께서 점점 딸에게 다가가시더라”라며 “뭔가 좀 이상하다 싶던 시점에 할아버지가 갑자기 흰자를 보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너무 놀랐고, 군대에서, 회사에서, TV에서, 예비군에서 배웠던 심폐소생술은 생각도 안 나고 그냥 몸이 굳어버렸는데, 아내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할아버지의 옷을 젖히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라며 “그러면서도 할머니에게 ‘빨리 119에 신고하라’고 안내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내가 ‘제발! 제발! 이라고 소리치는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들린다”면서 “TV에서 본 일을 눈앞에 마주하고 생각할 틈도 없이 심폐소생술을 통해 한 생명을 살린 아내가 정말 대단하고 자랑스럽다”라고 전했다.
한편 협심증으로 심장약을 복용 중이던 김 씨는 인근 병원에서 간단한 진료를 받은 뒤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그분(이씨) 덕분에 한 번 더 사는 거 같다”며 “열심히 살겠다. 꼭 한번 찾아뵙고 싶다”라고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