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거실에 서 있던 낯선 남자” 신고했는데도 긴급체포하지 않은 경찰

By 이현주

“그날만 생각하면 아직도 손발이 벌벌 떨려요.”

대낮에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웬 낯선 남자가 거실에 서 있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그런데, 어린 두 딸을 키우는 가정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MBC

19일 MBC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한 아파트에 사는 40대 여성 A 씨는 지난달 26일 겪은 주거침입 사건 충격에서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당시 그는 오후 1시쯤 9살 큰딸을 학원에 보내고 혼자 집에 들어왔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거실에 처음 보는 남성이 우두커니 서 있었던 것.

깜짝 놀란 A 씨가 “누구세요”라고 했더니, 남성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며 현관문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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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서 있던 자리에는 안방 서랍장에 있어야 할 여성의 속옷이 떨어져 있었다.

남성은 사진을 찍으려던 A 씨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몸싸움을 벌이다 계단으로 달아났다.

A 씨는 “제가 아니라 어린 딸아이가 혼자 먼저 들어왔으면 어땠을까”라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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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아파트 CCTV 동선을 추적해 지난 9일 20대 남성 B 씨를 찾아냈다.

하지만 B 씨가 혐의를 시인했고, 일정한 주거지에서 살고 있다며 긴급체포하진 않았다.

그런데 MBC 측이 CCTV를 확인한 결과, B 씨가 다른 날에도 피해자 아파트에 찾아온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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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전날인 지난달 25일 오전 8시에 옷은 다르지만 같은 운동화를 신은 남성이 아파트 계단을 올라갔다.

이 남성은 오전 9시 50분쯤 피해자 A 씨가 딸과 함께 집을 나서자 다시 1층에 나타났다.

이어 오전 11시 반쯤엔 A 씨 집과 같은 층에 머무는 모습이 영상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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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성이 같은 사람이라면 사전 답사나 반복적인 범행 시도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사건 이후 피해 가족은 현관문 잠금장치를 바꾸고 집 안에 CCTV까지 설치했지만,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용의자 B 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인데, 지금까지는 한 번도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