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수정하라” 김정은 딸 보도한 독일 언론에 북한이 강력 경고한 뜻밖의 이유

By 이현주

“단어 당장 수정하라.”

북한이 독일의 유력 언론에 거센 항의를 한 걸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독일 매체 빌트에 따르면 주독일 북한대사관 측은 최근 빌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잇따라 등장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것과 관련해 항의했다.

북한이 항의해 왔다는 독일 빌트지의 보도 | 빌트 웹사이트 캡처

북한의 항의 이유는 김주애나 김 위원장 가족에 대한 보도 내용이 아니었다.

동해안을 ‘일본해’로 표기한 것이 그 이유였다.

앞서 빌트는 지난 22일 “주애는 일본해 연안에 있는 원산에 산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얼굴 어루만지는 딸 김주애 | 연합뉴스

이에 주독일 북한대사관의 한 외교관은 빌트가 ‘일본해’로 쓴 바다의 정확한 명칭이 “한국 동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빌트는 이 사실을 전하면서도 “일본과 북한 사이 바다는 구글에서 ‘일본해’라 부르며, 일본해라 부르는 건 유엔의 지질 기준에도 부합한다”라고 주장했다.

자사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게 잘못은 아니라는 취지로 보인다.

빌트는 독일 미디어사 악셀슈프링어그룹의 대표적 신문이다.

하루 100만 부가 넘게 팔리는 등 독일 최대 판매 부수로 알려져 있다.

한미일 훈련 장소를 ‘일본해’로 표기한 미 군당국 |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누리집 갈무리

공교롭게도 북한의 표기 수정 요구는 최근 미 군당국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지난 22일 독도 인근 공해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미사일방어훈련과 관련, 훈련 장소를 일본해로 표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당국은 미군 측에 수정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