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가 제작한 핵 공격 시 대피요령 동영상이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뉴욕시 위기관리국이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90초 분량의 ‘핵폭탄 대응법’ 동영상이 논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해당 동영상은 뉴욕이 핵폭탄 공격을 받을 경우 시민의 대응법을 3단계로 나눠 소개했다.
동영상 속 여성은 “핵폭탄이 터지면 신속하게 실내로 들어가라”면서 “폭발 당시 외부에 있었다면 즉시 몸을 씻어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내에서 언론 보도를 주시하고, 뉴욕시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이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8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만큼 비웃음도 많이 받고 있다. 핵폭탄이 터질 경우 실내로 들어가라는 조언이 과연 효과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만약 서울에 핵폭탄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생존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시청 상공 100m에서 북한의 100kt(히로시마: 15kt)급 핵폭탄이 폭발할 경우를 가정하면 즉사자 36만 명을 포함해 200만 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미국 민간연구기관 ‘스티븐스 인스티튜트 테크놀로지’의 핵폭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누크맵(NUKEMAP)’을 통해 분석한 결과다.
폭발과 동시에 탄두 중심부의 온도는 섭씨 1억도 정도까지 치솟는다. 이는 태양 중심부 온도의 4~5배에 해당한다.
시청과 가까운 지역은 열에 의해 순식간에 ‘증발’되고 생명체가 전멸하며 거대한 열구가 형성된다.
이어 발생하는 강한 열폭풍에 반경 3Km 내의 모든 생명체가 죽는다. 반경 4.5Km 내의 사람들은 3도 이상 전신 화상을 입고 죽어간다. 반경 13.5Km 이내 즉 서울 대부분 지역의 건물이 반파된다.
물론 핵전쟁이라면, 단순히 핵폭탄만 터트리고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후에 있을 재래식 전력과 폭격에도 주의해야 한다.
누크맵은 “(이 지역 사람들은) 몇 시간 혹은 몇 주 안에 50~90%가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초 폭발 이후 생존 요령
핵 공격 시 폭발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거나 운 좋게 살아남았다면 그 전에 준비해 놓은 물품을 들고 즉시 대피소로 가야 한다.
핵폭발 지점에서 1km 이상 떨어진 지점의 지하 2층 정도에 철근 콘크리트로 지은 시설이면 핵폭발 시 방사능과 열 폭풍 등으로부터 무사할 가능성이 높다.
도심지의 지하철역이나 대형건물, 대형아파트 대피소는 공격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가능성이 높고 제대로 된 식수나 공기정화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또 생존이 걸린 문제에서 타인의 것을 빼앗고 위협하며 무법지대처럼 변할 가능성이 높다. 되도록 개인이나 믿을 수 있는 사람들만 있을 수 있는 장소가 좋다.
대피 장소를 찾았다면 이때부터 방사능 낙진 때문에 2주 동안 절대 바깥에 나가서는 안 된다.
방사능 낙진은 폭발 당시 하늘로 솟구친 수분·먼지 등이 방사성 물질들과 함께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검은 비의 형태로 내리기도 하는데 폭발보다 더 큰 피해를 낳는다.
미국 정부도 ‘별도 지시가 없는 한 폭발 후 24시간 이내에 절대 혼자 움직이지 말라’고 권고한다. 따라서 식량과 식수를 아껴 먹으면서 에너지를 비축해야 한다.
핵폭탄이 터지면, 이때 발생하는 EMP(전자기 펄스) 때문에 휴대전화나 노트북, 자동차, TV 등은 물론 상하수도, 전력망, 방송, 인터넷 등 전기로 움직이는 모든 장비의 회로가 파괴된다.
따라서 외부 세계의 소식을 듣기 위해 자가충전이 가능한 라디오를 준비해 알루미늄 포일로 싸두는 것이 좋다.
핵공격 이후 2주가 지났다 해도 마음 놓고 외출을 해서는 안 된다. 여전히 방사능 낙진의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보호의와 방독면, 장갑을 착용한 상태로 잠깐의 외출은 가능하다.
이후 방사선 피해가 비교적 작은 오지의 산이나 피해 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피난하여 생활할 수 있다. 또는 외국 구호단체로부터 구출을 목표로 생존할 수 있다. 정부나 군 당국이 구조를 위해 찾아오면 생존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핵공격이 발생하면, EMP로 인해 거의 모든 금융 인프라가 무너지기 때문에 카드나 모바일 페이 등 전자금융시스템은 사용할 수가 없다. 한국이 ‘멸망’ 정도로 파괴된 것이 아니라면 금이나 현금을 챙기는 것이 좋겠다.
생존 물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2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식수를 모두 가져가는 것은 무리이다. 1인당 1일 1.5리터 가량으로 계산해 4~5일치 정도 마련하면 된다.
권장하는 식량으로는 밀봉이 가능하고, 냉장고가 필요 없으며, 조리가 필요없는 땅콩버터, 설탕, 통조림, 초콜릿, 육포, 견과류, 말린 과일, 에너지 바 등이 있다. 갈증을 일으키는 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탈출 직전의 2~3일 정도는 환기가 가능할 수 있으므로 전투식량을 먹으면서 체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 외에 영양이 불균형하기 쉬우므로 비타민제를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또 피폭 대비 의약품을 준비해야 한다. 방사능 유출, 방사능 낙진 등으로 나올 수 있는 방사능 물질은 다양하지만, 인체에 가장 큰 피해를 끼치는 것은 아이오딘, 세슘, 스트론튬이다.
특히 요오드-131 같은 방사능 요오드계, 그리고 세슘-137, 그리고 스트론튬이 체내에 들어오지 않게 보호하는 것만으로도 장기적인 피폭에 의한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흔히 방사능 사고가 났을 때 요오드화 칼륨 알약을 먹는데, 이는 방사능 요오드계를 막기 위한 처방이다.
그 외에 화상 및 창상에 대한 의약품이 필요하며, 항생제를 구해둬야 한다. 다만, 항생제는 평상시에 구하기 어려우므로 미리 구비해 둬야 한다.
보호장비로는 이론적으로 HEPA 필터가 달린 방독면과 방사선 보호복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구비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우의, 라텍스 장갑, 고무장갑, 고무장화, 소매 긴 옷, 비닐 등을 이용해 온몸을 낙진에서 차단하는 게 좋다.
다만 신발과 장갑은 밀폐된 것이어야 한다. 방독면은 화재용이 아니라 고글과 보호두건이 붙어 있는 화생방용을 준비해야 하며, 보호의는 산업용을 준비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