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견을 키우는 한 견주가 가족여행을 포기해도 되냐는 글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 견주는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아지 때문에 여행 못 가겠다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이냐”라고 의견을 물었다.
견주 A씨에 따르면 A씨의 반려견은 올해 16살로 눈과 귀가 거의 먼 상태다.
특별히 아픈 데는 없지만 수의사도 반려견이 언제 무지개다리를 건너도 이상하지 않다고 진단을 내렸다.
A씨는 반려견이 편안하게 자기 품에서 떠났으면 하는 마음에 지난해부터 외출이나 여행 횟수를 줄였다.
그런데 최근 A씨 남편이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쳐 포상 휴가를 얻었다.
3박 4일 괌 포상 휴가로, 가족 동반 여행이라고 한다.
A씨는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남편에게 여행을 못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저기 알아봐도 반려견을 맡아줄 곳이 없고, 또 여행을 떠난 사이 반려견이 홀로 무지개다리를 건널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7살 딸과 함께 둘이 다녀오라고 권했고, 이 말을 들은 남편은 “포상 휴가도 홀아비처럼 다녀와야 하냐”라며 화를 냈다.
A씨 남편은 “강아지 옆을 계속 지킨다고 해서 강아지가 더 살 것도 아닌데 너무 과한 거 아니냐”라고 A씨를 나무랐다.
A씨는 “주인 없이 아무것도 못 하는 반려견을 혼자 두고 4일씩 여행가는 건 강아지보고 그냥 죽으라는 거나 마찬가지다”라며 “연애 3년, 결혼 8년 합쳐서 11년을 함께 산 반려견인데 고작 여행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여기는 게 속상하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자기도 여행 안 가겠다며 나랑 아예 말을 안 하려고 한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답답하다”라고 하소연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은 A씨 행동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딸이 너무 불쌍하다. 엄마는 개 돌봐야 하니 아빠랑 단둘이 여행 다녀오라니”, “강아지 생전 1~2년도 중요하겠지만, 딸의 유년 시절도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고작 4일인데 다시 잘 생각해보시길”, “포상 휴가이지만 어찌 보면 업무의 연장선일 수도 있는데 남편 입장도 생각해보세요”, “지금 당장 아파서 오늘내일하는 게 아니고 단순히 늙은 거면 그냥 다녀오세요. 그 상태로 1주 살지 1년 살지 모르는 건데 항상 대기하고 있을 건가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가족이니까 당연히 강아지 곁에 있어 줘야 한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노견에게 4일은 너무 길다”라며 A씨 편을 든 누리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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