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자영업자들 “주휴수당 폐지해야”

By 이서현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확정되면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주휴수당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주휴수당은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하루를 쉬는 날로 보장하고 임금도 함께 지급하는 제도다.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 장시간 노동하며 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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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는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몇년 사이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영세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은 2017년 6470원에서 올해 9160원까지 41.6% 올랐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 오른 9620원으로, 2017년도에 비하면 48.68%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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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저임금 9160원을 기준으로 주휴수당을 포함한 시급은 1만992원, 월급(주 40시간 기준)은 191만4440원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인 962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주휴수당을 포함한 시급은 1만1544원, 월급은 201만580원이 된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주휴수당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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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영업자는 “최저임금 오르는 건 이해하지만, 주휴수당은 일을 하지 않는데 왜 급여가 발생하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예전에는 기본급이 낮으니 보충해준다는 개념이었는데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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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휴수당 지급 의무가 없는 주 15시간 이하로 직원을 고용하는 ‘쪼개기 고용’도 횡행하고 있다.

고용주들이 초단기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벌이가 충분하지 못한 이들은 여러 곳을 전전하는 이른바 ‘메뚜기 알바’로 내몰리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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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부담으로 혼자 혹은 가족끼리 가게를 운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소상공인 68%가 혼자서 혹은 ‘무급 가족종사자’ 형태로 사업체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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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노동계는 주휴수당을 없애면 최저임금을 올려도 실질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며 주휴수당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