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호선 지하철에서 ‘흉기난동’ 및 ‘생화학 테러’ 오인 신고가 연달아 접수돼 열차 내부가 아수라장이 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알고보니 대피 소동은 BTS 영상을 보던 팬들의 고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36분 무렵부터 김포공항역 방향으로 달리던 9호선 급행열차에서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다”, “역사 안에 흉기 난동범이 있다”, “열차 내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 등의 신고가 줄줄이 접수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신논현역에 출동한 소방대원들 모습, 신발과 소지품들이 열차 안에 널브러진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공유되기도 했다.
이날 소동은 오인 신고로 인한 사건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역사 내부를 수색했으나 난동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고 현장을 확인한 소방당국도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다고 보고 부상자를 이송한 뒤 철수했다.
소방에 따르면 이날 소동으로 승객 7명이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고, 이 중 6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열차 운행은 7분가량 지연됐다.
대피소동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들의 고성이 발단이었다고 추측된다.
이날 송파구 케이스포돔에서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0)의 솔로 콘서트가 열렸는데 이를 관람하고 귀가하던 팬들이 슈가 SNS 라이브 방송을 보다가 소리를 지른 것이다.
목격자들은 “(방송에서)슈가가 타투를 보여주자 (팬들이)단체로 소리질렀다”, “고성을 들은 옆 칸 사람들은 패닉이 와서 대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는 슈가 방송을 보던 팬들이 단체로 ‘꺅!’ 하고 비명을 지르는 영상도 공개됐다.
이번 소동은 지하철 안에서 누군가 비명을 지르자 최근 잇따른 흉기난동으로 불안을 느끼던 시민들이 일단 비명소리가 난 곳에서 대피하려다가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뛰는 사람들 중에 ‘왜 뛰세요? 무슨 일이에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고, ‘몰라요. 비명소리 들려서 일단 뛰는 거예요’라는 사람도 있었다”라면서 “뛰면서도 모두가 왜 뛰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뛰고 보자는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