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세먼지 농도가 측정 이래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30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1월~9월) 서울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월평균 19.4㎍/㎥로, 미세먼지 측정을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평균(20.1㎍/㎥)보다 0.7㎍/㎥가량 낮다.
초미세먼지 농도뿐 아니라 미세먼지(PM10)의 농도도 이달 들어 크게 줄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공개한 ‘월별 실시간 대기 정보'(서울 중구 측정소 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이번 달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 수치는 12.43㎍/㎥로, 지난해 9월보다 64% 줄었다.
2019년(20.3㎍/㎥), 2018년(18.3㎍/㎥), 2017년(31.2㎍/㎥), 2016년(41.7㎍/㎥) 등 최근 5년과 비교해도 확연하게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기상 여건이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달 들어서는 평소보다 깨끗한 북동풍 계열 풍향이 많이 발생해 중국 영향을 적게 받았고, 풍속도 이전보다는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상 여건과 함께 중국과 국내 수도권의 미세먼지 배출량도 감소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일각에서는 최근 발생한 중국과 호주 간 무역갈등이 대기질 개선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중국은 석탄 수요의 절반을 호주에 의존해왔는데, 올 초부터 호주와 무역 갈등을 빚으면서 석탄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4월 코로나19 발원지와 확산 경로에 관해 국제적인 독립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에 중국은 호주산 소고기를 시작으로 보리, 와인 등으로 수입금지를 확대하다가, 결국에는 철광석과 석탄 등 광물 에너지 자원까지 수입을 중단시켰다.
하지만 석탄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전력난이 발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공장들이 하나둘 멈춰서고 일반 가정에서조차 석탄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서울 하늘이 맑아진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가을철 미세먼지 농도는 중국 기여율이 낮아 단기적 변화를 뒷받침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정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선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강해지는 11월 이후 겨울철 미세먼지 농도 수치를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