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에 문화재청 허가 없이 건설돼 논란이 불거졌던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의 입주가 승인됐다.
문화재청은 공사 중지 명령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지만, 입주가 시작되면 소송 결과에 상관없이 철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청은 검단신도시 대광 로제비앙(대광건영 시공) 아파트의 사용 검사 확인증을 발부했다.
사용 검사는 입주 전 진행하는 마지막 점검 절차로, 관할구청이 사용을 승인하면 아파트 입주를 시작할 수 있다.
대영건설은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 31일부터 9월 14일까지 입주를 진행한다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또한, 6월과 9월 순차적으로 입주가 예정된 인근의 신축아파트 시공사 금성백조와 대방건설 역시 사용 검사를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아파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하나인 김포 장릉에서 바로 보이는 위치에 문화재청 허가 없이 지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지난해 7월 문화재청은 3개 건설사가 건설 중인 아파트 19개 동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고, 건설사에 ‘일부 철거’를 권고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법원에 문화재청의 공사 중지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률 분쟁으로 입주를 기다리는 아파트 수분양자들이 피해를 보고, 건설사들의 손해도 막심하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고, 공사는 재개됐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재항고를 통해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아파트 철거 여부 등이 결정된다.
다만 문화재청이 승소하더라도 입주가 이뤄지면 강제퇴거가 사실상 불가능해 철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만약 문화재청이 승소할 경우 법적으로 철거를 못 할 일은 아니지만, 입주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철거가 어렵다”며 “집행관이 입주민들에게 ‘다 나가’라고 해야 하는데, 집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광건영이 지은 아파트가 승인받았으니, 큰 문제가 없는 한 금성백조, 대방건설의 아파트도 순차적으로 입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 서부경찰서는 각 건설사 대표 3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31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