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름 ‘김미영 팀장’.
이 이름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저지른 조직의 총책이 필리핀에서 검거됐다.
지난 6일 경찰청은 2012년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해 ‘김미영 팀장’을 사칭하며 수백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1세대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 씨(50)를 이달 4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한국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다가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2008년 해임됐고, 이후 필리핀으로 건너가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그동안 마닐라 남동쪽으로 약 400㎞ 떨어진 곳에서 거주하며 도피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가 총책을 맡은 이 조직은 ‘김미영 팀장’이라는 이름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대출 상담을 하는 척하며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내 돈을 가로챘다.
그러다 지난 2013년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조직원을 대거 검거해 28명을 구속했지만, 박 씨를 비롯한 주요 조직 간부들은 해외로 도피했다.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박 씨 등 간부들을 붙잡기 위해 첩보를 수집했고,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는 추적 끝에 피의자들의 동선 등 주요 정보를 확보했다.
오랜 추적 끝에 경찰은 올해 2~8월 핵심 간부 4명을 검거했고, 이 소식이 알려지자 다른 조직원 2명이 자수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함께 박 씨를 검거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했고, 측근에게서 그의 도피처를 알아내 2주 잠복 끝에 지난달 25일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청은 주필리핀 대사관, 필리핀 당국과 협의해 박 씨 등 피의자들을 국내로 신속히 송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