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즉시 청와대 공개를 약속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집무실에 이어 관저를 찾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직접 발표하며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고쳐 관저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개·보수 비용으로 25억원을 책정해 집무실 이전 관련 예비비 신청 내역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개·보수를 본격 추진하는 과정에서 너무 낡은 공관을 고쳐서 이용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 곳이 서울 한남동에 있는 외교부 장관 공관이다.
지난 22일 JTBC 뉴스는 윤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주말 외교부 장관 공관을 직접 방문해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김씨가 외교부 장관 공관 곳곳을 직접 둘러봤고, 특히 정원 등 외부 조경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이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로 적극 검토하는 배경에도 김씨의 ‘현장 답사’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씨가 외교부 장관 공관을 다녀간 뒤 며칠 지나서, 윤 당선자도 직접 공관을 둘러봤다.
외교부 장관 공관은 대지 면적이 약 1만4700㎡로 축구장 2배에 달해 한남동 공관촌에 위치한 공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주거시설은 물론 연회장과 접견실이 잘 갖춰져 있고 야외 조경 상태도 양호하다.
또 지난해 리모델링을 마쳐 비교적 간소한 개·보수만 거치면 대통령 관저로 바로 사용할 수도 있다.
새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국방부 청사까지 차로 5분 남짓 걸려 관저로 가장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부 내부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외교부 장관 공관에선 주요 외교 업무가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공간을 비우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인수위 측도 5월 10일 취임식 당일에 바로 입주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은 외교부가 적당한 공간을 찾을 때까지 서초동 자택에서 출퇴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