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단돈 3만원 주고 산 그림, 알고 보니 ‘120억’ 르네상스 걸작이었다

By 김우성

한 남성이 단돈 3만원에 산 그림이 알고 보니 120억원의 가치가 있는 걸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됐다.

지난 4일(현지 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은 ‘북유럽의 다빈치’라 불리는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가 그린 드로잉이 곧 경매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아그네스 갤러리 홈페이

이 작품의 제목은 ‘처녀와 아이’(The Virgin and Child)로, 지난 201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한 남성이 우연히 단돈 30달러(약 3만6000원)를 주고 산 그림이다.

당시 남성은 한 가정집 마당에서 판매하는 중고물품을 살피다가 우연히 마음에 쏙 드는 그림을 발견해 구입했다.

그가 그림의 가치를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2년 뒤였다.

고미술품 딜러인 클로포드 쇼러가 한 골동품 서점에 방문했다가 서점 주인에게 뒤러의 작품일지도 모르는 그림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알고 보니 서점 주인과 그림 주인이 친구였던 것. 친구가 자랑하려고 꺼낸 그림을 보고 그 가치를 알아본 서점 주인이 쇼러에게 확인을 부탁한 것이다.

쇼러는 서점 주인이 보여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쇼러는 “뒤러는 사후 수많은 연구가 이어졌기 때문에 그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찾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의 작품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것이 100년 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솔직히 가짜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독일의 미술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작품이 맞다고 판단한 두 가지 근거. 뒤러의 이니셜 서명과 고리가 있는 ‘W’ 모양의 문양. / 영국 아그네스 갤러리 홈페이지

쇼러는 사진 속 그림이 진품이라고 확신하고 전문가들에게 진위 감정을 의뢰했다. 그림은 지난해 12월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전문가 패널에서 진품임이 확인됐다.

쇼러는 “뒤러는 판화와 드로잉의 선구자로 전 세계 예술가에게 영감을 줬다”면서 “최소 10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한편 독일의 국민화가로 불리는 뒤러는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독일 르네상스의 대표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