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약 30년 동안 어렵게 모았던 1천만 원을 산불 성금으로 쾌척한 76세 조명순 씨가 한 말이다.
그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통장에 있던 1천만 원을 꺼냈다.
지난 27일 연합뉴스는 서울 노원구의 한 임대 아파트에서 조명순 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씨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실을 찾아 1천만 원을 기부했다.
장애가 있는 아들을 홀로 키우는 조 씨는 매달 100만 원 정도 지급되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으로 생활한다.
그러면서도 매달 몇천 원, 몇만 원씩 꾸준히 돈을 모아왔다.
그러다 이번에 동해안 산불 소식을 접하고 기부를 결심했다. 조 씨는 “통장에 모아둔 1천만 원을 다 찾아갔는데, 내가 큰 보탬은 안 되더라도 꼭 도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씨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적은 생활비를 쪼개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꾸준히 기부해왔다.
10년이 넘도록 빈곤 노인을 위해 매달 1만 원을 기부한다. 2016년부터는 대한적십자사에 본인과 아들 이름으로 각 5만 원씩, 매달 10만 원을 정기 기부하고 있다.
또 산불 피해, 수해 복구 등 도움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기부에 동참했다. 조 씨의 집에는 ‘기부 감사패’가 가득했다.
어릴 적 꿈이 자선사업가였다는 조 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는 게 그냥 서로 나눠주며 같이 사는 것 아니겠냐. 용기를 내서 남을 도우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죽을 때까지 또 모아서 기부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