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필리핀 세부로 향하던 여객기가 기내 기압 조절 장치 이상으로 회항했다.
탑승객들은 연기가 찬 기내에서 마음을 졸였다.
2일 MBC ‘뉴스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35분 인천에서 출발해 필리핀 세부로 향하던 세부 퍼시픽 5J 129편 여객기가 이륙 1시간 30분 만에 회항했다.
높은 고도에서 기내 기압을 조절해주는 장치인 여압 장치가 고장 난 것.
해당 여객기에는 유아 1명을 포함해 승객 182명이 탑승해있었다.
매캐한 연기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득 찼고, 일부 승객은 두통과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였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승객들은 항공기에 불이 난 줄 알고 한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한 탑승객이 촬영한 영상에는 연기로 가득 찬 기내 모습이 담겼다.
승무원들은 머리 위 짐칸 문을 닫으며 바삐 이동하고, 승객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상황을 지켜봤다.
탑승객은 “출발하고 나서 한 30분, 35분 정도 되고부터 냄새가 나니까 저희는 당연히 조금씩 나는 냄새인가 보다 싶었는데 갑자기 이제 그 기내 전등을 켜니까 그때 자욱하게 그냥 안개가 꼈던 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세부 퍼시픽 관계자는 “여압장치라는 게 문제가 생겼다. 불이 난건 아니고, 공기 순환이 (문제가 생겨서) 엔진이 연소하면서 그 부분이 실내로 유입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회항 후에도 한참 동안 연기가 가득한 기내에 있다가 내린 탑승객들은 세부 퍼시픽과 인천공항 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세부 퍼시픽 측은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 탑승객들의 임시숙소를 마련, 2일 오후 4시 다시 출발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