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 일반행정직 공무원 합격자의 약 75%가 작년 12월에 합격한 지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임용되지 못한 채 대기상태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민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지난 12월 서울시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는데 9개월째 발령이 나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는 합격자의 사연도 소개됐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12일 인터뷰에서 “언제 임용될지 몰라 단기 일자리를 구할 수밖에 없다. 추석 연휴엔 투잡을 뛰어야 할 판”이라며 “공무원 합격 축하를 받았던 일이 까마득한 옛일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서울시 7급 일반행정직 공무원 합격자 249명 중 아직 발령받지 못한 임용 대기자는 187명이다.
그동안 합격자가 전부 임용되기까지 통상 1년 정도 소요됐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에 대해 서울시는 내년 12월쯤에야 임용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가지 문제는 임용이 늦어지면 같은 연도에 합격해도 호봉 차이가 1년이나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합격자들은 현재 서울시로부터 아무런 공지도 받지 못한 채 무기한 대기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지난달 임용 관련 공지를 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소식이 없는 상태다.
이번 대규모 미임용 사태의 원인은 서울시가 공무원 수요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채용인원 산정 당시 예상했던 규모보다 결원이 크게 줄면서 이례적인 적체 현상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가 엔데믹에 이르면서 휴직자가 줄고 복직자는 늘어났다. 하지만 공무원 정원은 동결돼 배치가 늦어지는 것이다.
시험 과목과 문항 총수가 줄면서 동점 합격자가 늘어난 것도 임용 지연에 한몫했다.
2022년도 서울시 7급 공무원 선발 예정 인원은 애초 194명이었다. 하지만 동점으로 초과 합격한 자가 55명이나 나왔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수년간 사용해 왔던 계산법으로 채용인원을 정했는데 동점자가 크게 늘었다”며 “초과 합격에 대한 예측이 잘 안됐다”고 해명했다.
또 “최종 합격일로부터 1년이 지나면 결원이 없어도 추가 임용할 수 있다”며 “대략적 임용 시기에 대해 안내 문자를 보내고, 실무 수습으로 임용 전에 일할 기회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