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도하 길거리에서 맥주가 팔리기 시작했다.
카타르는 강력한 이슬람 규범에 따라 음주를 금지하는 국가다.
한 잔에 50리얄(약 1만 8000원)로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외국인 축구 팬들은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한 모습이다.
16일(현지 시각)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세계 축구 팬들의 흥을 돋우는 FIFA 팬 페스티벌이 시작됐다.
팬 페스티벌은 월드컵 경기 생중계는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한 행사다.
이날 축제에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각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축제에 사람들이 몰린 이유는 바로 술이었다.
자국민 음주를 금하는 카타르는 외국인에게도 호텔 등 일부 지정 장소에서만 주류를 판매하는데, 대회 기간 팬 페스티벌에선 맥주를 마실 수 있다.
대회 공식 스폰서인 버드와이저가 오후 7시부터 오전 1시까지 21세 이상을 대상으로 맥주를 판매한다.
500㎖ 캔은 50리얄(약 1만 8000원), 무알코올 500㎖ 캔은 30리얄(약 1만 800원)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오후 6시 30분이 되자 약 300명의 인파가 맥주를 사기 위해 모였고, 줄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팬들은 맥주를 구입해 ‘팬 페스티벌’ 내 잔디 광장과 테이블 등에서 자유롭게 맥주를 마셨다.
가장 먼저 맥주를 사서 나온 인도 출신의 조빈 프란시스 씨는 “10년을 기다렸다”라며 활짝 웃었다.
2012년부터 카타르에 거주하고 있다는 그는 “이 나라에 일하러 왔는데, 이렇게 길거리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은 처음”이라며 “너무 행복하다”라고 감격했다.
맥주뿐 아니라 음식과 커피 등을 판매하는 푸드코트도 문을 열었다.
피시 앤 칩스는 35리알(약 1만 3000원), 조각 피자는 25리알(약 8500원)에 팔렸다.
이 밖에도 VR 체험실, 테니스 축구, 미니 골프 등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준비됐다.
FIFA는 “팬 페스티벌을 통해 전 세계에서 온 팬들이 함께 문화를 공유하며 월드컵을 즐기는 행복한 추억을 갖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