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이태원 인근을 다니는 배달원들이 ‘이태원 콜’을 거절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업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A 씨는 “어쩌다 보니 이태원동까지 왔다. (배달 요청 업체 측에서) 이태원역 쪽으로 보낼까봐 바로 앱을 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이태원역에 가기엔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고 덧붙였다.
이태원에 거주하며 근처 배달을 하는 B 씨는 “배달 중 사고 현장을 매일 지나가며 보는데, 최근 계속 가위에 눌리고 우울감이 온다”며 “일부러 다른 지역으로 가려해도 생소한 곳이 많아 쉽지 않다”고 했다.
배달원 C 씨는 “몇천 원 더 벌려다가 몇십 년 먼저 갈 뻔했다”며 “이태원·용산 평균 (배달) 단가가 타 지역보다 높아 마지막 픽업을 하러 좁은 골목 50~100m를 지나가는 데 5분쯤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20분쯤 늦게 갔다면… (사고를 당했다)”이라며 “무사히 집에 도착해 처자식을 보니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다른 배달 종사자들도 공감하며 “저도 이태원 콜은 죄다 거절하고 다닌다”, “자주 다니던 골목인데 사고 현장이 생각나 다니기 어려울 거 같다”고 적었다. 또 “(음식) 픽업 가다 길바닥에서 심폐소생술(CPR) 하는 것 보고 정신적 충격을 받았는데 경찰에 의해 통제돼 벗어나지도 못하고 한동안 지켜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만약 트라우마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국가트라우마센터 심리 상담을 이용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국가트라우마센터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목격자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한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