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한복판에 설치된 바지 벗은 ‘오줌싸개’ 동상, “작품일 뿐 vs 부적절”

By 김우성

인천 송도의 한 대형공원에 설치된 공공미술품을 두고 적정성 논란이 일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에 있는 오줌싸개 동상을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해당 조형물은 ‘갯벌 오줌싸개’라는 동상으로, 지난 2011년 설치된 김영걸 작가의 작품이다.

바지를 벗은 남자아이 3명이 강가 쪽으로 소변을 누는 모습을 하고 있다.

과거 송도 일대 갯벌에서 조개를 잡으러 돌아다니던 아이들이 화장실에 갈 수 없어 갯벌 한가운데서 오줌싸기 시합을 하며 놀았던 추억을 표현했다.

민원인들은 “바지를 벗고 성기를 드러낸 모습이 불쾌하다. 남자아이가 소변보는 동상이 공원에 왜 필요하냐”며 철거를 요청했다.

YouTube ‘skyTV 스카이티브이’

송도 온라인 커뮤니티 ‘올댓송도’에서도 논란이 됐다.

이달 초 “센트럴파크 오줌싸는 동상 건의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다른 작품으로 교체해달라고 요청했다.

작성자는 “초등학생 아들이 언젠가부터 이 동상을 부끄러워하고, 데이트하던 연인들도 상세한 모습에 놀라더라”며 “동상이 세워진 10년 전과 달리 지금 (사회적 분위기로는) 이 동상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상 방뇨를 묘사한 시대의 향수는 인천의 역사와 상관도 없어 보이고 센트럴파크가 가진 이미지와 어울리지도 않는다”면서 “다른 상징성 있는 예술 작품으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예술을 예술로 보면 문제가 없다”라는 의견과, “시대가 변한 만큼 공공장소에 적절하지 않은 동상”이라는 의견이 대립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영양 고추 축제 행사장에 ‘벗은 아동’을 형상화한 음수대가 설치돼 있다. 벗은 아이 2명의 성기 부분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따라 마시게 한 구조로 논란이 일자 주최측은 당일 오후에 급히 음수대를 철거했다. / 연합뉴스

앞서 2017년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당시 서울광장에 ‘소변보는 아동’을 형상화한 음수대가 등장했다가 일부 시민의 지적에 철거된 바 있다.

또한 같은 해 경북 영주시에서는 풍기인삼축제 행사장에 5m 안팎의 대형 인삼 조형물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남성 성기를 형상화해 해당 부위가 철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