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를 먹다가 살아있는 애벌레를 모르고 삼킬 뻔한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 분쟁이 벌어졌다.
소비자는 사과를 원했지만, 생산자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맞섰다.
25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A씨는 지난 17일 유명 쇼핑몰에서 산 고추를 한입 베어 먹었다가 고추 속에 있는 검은 물체를 발견했다.
이상해서 고추를 찢어 열어보니 살아있는 애벌레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A씨는 해당 쇼핑몰에서 산 6봉지의 고추 중 5봉지에서 5마리의 애벌레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가 구매한 고추는 당조고추로 혈당을 조절하는 고추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A씨는 생산업체에 전화해 항의했지만 대수롭지 않은 일을 문제 삼으려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사과는커녕 고추에는 원래 벌레가 있다고 말해 너무 황당했다. 미안하다면 될 것을 오히려 나에게 따져 화가 풀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추를 먹을 때마다 고추를 갈라서 확인할 수도 없는데 트라우마가 생겨 고추를 못 먹겠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고추 생산농장 대표 B씨는 “고추 애벌레는 고추를 뚫고 들어가 자란다. 고추꽃이 필 때 나비가 알을 낳으면 애벌레가 고추 안에서 자라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찍부터 농약을 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농약을 너무 많이 뿌리면 소비자 건강에 위협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또 B씨는 “고추 애벌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번처럼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다. 그동안 환불 보상도 없었다”라고 했다.
다만 “소비자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감정이 격화돼 그러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B씨는 소비자가 고추 속의 애벌레를 씹어 먹더라도 별도 보상 방안은 없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대부분 누리꾼은 “소비자가 화날만한데 농부 말이 너무 맞는 말이네”, “저걸 농부 잘못으로 돌리면 농약에 절어진 농산물만 먹게 되겠지”, “채소에 벌레가 나올 수도 있지”, “고추에서 벌레 나왔다고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면 직접 농사지어 먹어야죠”, “사과할 일이 아닌 것 같다”라며 오히려 생산자를 두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