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된 지 4년. 이제는 푹신한 침대보단 딱딱한 방바닥이 더 익숙해졌다는 한 남성이 있다.
지난달 19일 EBS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소개된 9마리 고양이와 함께 사는 전영식 씨의 사연이다.
“고양이를 빼놓고는 (제 삶이) 설명이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웃는 전 씨.
하루를 온통 고양이들을 돌보는 데 쓰고, 화장실 청소를 하는 모습이 하루 이틀 해본 솜씨가 아닌 듯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사실 어쩔 수 없이 집사가 됐다고.
전 씨는 “혼자서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사촌 동생이) 몰래 키우다가 원룸 주인에게 걸려서 어쩔 수 없이 데려왔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첫 번째 고양이 ‘냥냥이’를 만난 후 전 씨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전에는 전혀 관심이 가지 않았던 다른 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교통사고를 당해 구조한 방울이,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어미를 잃은 초롱이, 아파트 14층 계단에 앉아 있던 고양이 아지. 그리고 사랑이 식구들.
비에 홀딱 젖어 길을 헤매던 사랑이를 구조해 데려왔는데, 알고 보니 임신 중이었던 것. 그렇게 사랑이는 4마리 새끼를 낳았고, 전 씨는 9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지내게 됐다.
집사가 돌보는 고양이는 집에 있는 녀석들이 전부가 아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동네 길고양이 식사까지 챙기는 집사.
어느새 고양이는 삶의 일부가 됐다.
이날 집사는 식탐이 많은 사랑이 식구들 때문에 식사를 제대로 못 해서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냐옹신은 식사와 놀이를 동시에 해결시켜주는 게 좋다면서 종이컵에 음식을 넣어 고양이들에게 줬다.
종이컵에 든 음식을 꺼내느라 정신이 팔린 고양이들을 보며 집사는 편안히 밥을 먹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