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다 보면 한 번쯤 도로 위에 쓰러진 동물 사체를 보게 된다.
이건 누가 치우는 걸까?
최근 유튜브 채널 ‘충주시’에는 이런 궁금증을 완벽하게 해결해주는 영상이 공유돼 화제를 모았다.
영상은 새벽 3시, 충주시청 당직실에서 당직 중이던 김선태 주무관이 감긴 눈으로 한 통의 민원 전화를 받으며 시작했다.
민원인은 “여기 도로에 고라니가 쓰러져 있는데 나와보셔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고라니가 살아있나요? 죽었나요?”라고 물었고, “죽은 것 같긴 한데 살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자 그는 “살아 있으면 야생동물센터고 죽었으면 자원순환과다”라고 설명하며 “죽은 거로 치고, 고라니 위치가 어디냐”라고 다시 물었다.
이어 “도로 위”라고 답하는 민원인에게 구체적인 위치를 물으며 “관할이 다르다. 고속도로면 도로공사, 국도면 국토관리사무소, 지방도면 충주시다”라고 설명했다.
김 주무관은 구체적인 위치를 알지 못하는 민원인과 한참 실랑이 끝에 정확한 주소지를 알아낸 다음 “그럼,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라고 전화를 마무리하려 했다.
그때 민원인은 “그럼 고라니 치우고 저한테 사진 찍어서 보고하세요”라고 요구했다.
그가 “제가 선생님 부하도 아니고”라고 하자 민원인은 단호하게 “보고하세요”라고 말을 잘랐다.
이어 “여기가 국도랑 지방도 경계라서 확인을 해보겠다”고 하자 “지금 떠넘기기 하냐, 됐고 치운 다음에 꼭 문자로 보고하라”고 했다.
영상은 김 주무관이 관련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가 “국도가 아니라 지방도다” “지방도가 아니라 국도다”라는 답을 듣고 분노하는 모습을 끝났다.
제작진은 당직할 때 공무원들이 실제로 어떤 민원전화를 받게 되는지 그 고충을 담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민원 내용이 실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제작진은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댓글을 남겨 에둘러 실제 사연일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국토관리랑 도로과 전화 돌리기까지 완벽했다” “킹받는 영상 제작 1위” “저런 거 없을 거 같지만 진짜 많습니다” “현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전화할 땐 살아 있었는데 도착해서 죽어 있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채널은 충주시 공무원인 김선태 주무관이 제작, 촬영, 편집, 출연, 섭외, 송출, 기획, 기타 등등 모두 혼자 담당하고 있다.
B급 감성을 살린 영상은 매회 큰 조회수를 기록했고, 덕분에 유명세를 치른 김 주관은 과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