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판 러시안룰렛’이라 불리는 승부차기에서 골키퍼가 받는 부담은 엄청나다.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심리적 중압감에 짓눌린 채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승부차기 직전 모로코와 스페인 골키퍼가 서로의 건투를 빌어주는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6일(현지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는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 모로코와 스페인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연장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스페인은 우나이 시몬, 모로코는 야신 부누가 각각 골문을 지켰다.
승부차기를 맞이하는 골키퍼의 불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상대 골키퍼다.
두 선수는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한 후 골대로 향했다.
승부차기의 영웅은 모로코의 골키퍼 야신 부누가 됐다.
스페인의 1번 키커로 나선 사라비아의 슈팅이 골대를 때린 데 이어 2번 키커 카를로스 솔레르의 슈팅마저 부누의 선방에 막혀 위기에 몰렸다.
3번 키커로 주장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나섰고, 부누가 또 한 번 몸을 날려 슈팅을 쳐냈다.
반면 모로코에서는 3번째 키커 바드르 바노운을 제외한 3명이 득점에 성공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월드컵에서 두 번 연속으로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고, 모로코는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