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인천 흉기난동 부실 대응 깊은 사과…관할 서장 직위해제”

By 이서현

‘인천 층간소음 갈등 살인미수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부실 대응에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경찰관을 엄벌해달라고 피해 가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틀 만에 20만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한 상태다.

이에 김창룡 경찰청장이 직접 사과하고 담당 경찰서장은 직위해제했다.

김창룡 경찰청장 | 연합뉴스

김 청장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경찰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자 소명”이라며 “위험에 처한 국민을 지키지 못한 이번 인천 논현경찰서 사건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두 명에 대해서는 “사건 직후 감사에 착수했고, 조사 후 엄정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지휘 책임자인 이상길 인천 논현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5시부로 직위해제됐다.

이번 입장문은 현장 경찰관의 부실 대응 정도가 심각해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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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건은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당시 4층에 사는 주민 B씨가 아랫집에 사는 A씨 집을 찾아가 난동을 부렸고 신고를 받은 경찰관 두 명이 출동했다.

현장에 온 경찰은 B씨를 4층으로 다시 돌려 보냈다.

남성 경찰관이 빌라 밖에서 A씨에게 진술을 듣는 사이 여성 경찰관은 3층에서 A씨의 아내 그리고 딸과 함께 있었다.

그때 B씨가 다시 3층으로 내려와 A씨 아내와 딸을 흉기로 공격했고, 여성 경찰관은 구조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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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부위를 찔려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은 A씨의 아내는 뇌사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가족 측은 사건 당시뿐만 아니라 사건 후 피해자 지원 등에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와 인천경찰청 홈페이지에는 부실 대응 경찰관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수백 건 게시됐다.

인천경찰청은 현장에 출동한 두 경찰관의 현장 대응을 두고 합동 감찰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경찰청은 22일 경찰의 현장 대응 능력을 점검하고 이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