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골목길을 지나던 한 운전자가 보행기를 밀며 천천히 걸어가는 할머니에게 경적을 울렸다.
깜짝 놀란 할머니는 넘어져서 골절상을 입었고, 운전자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빵한 저희 어머니, 억울해하며 꿈에서도 나온다고 잠을 설치십니다. 저희 책임이 있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9일 오후 5시쯤 전북 완주군 한 골목길에서 운전자 A씨는 차량을 몰다가 앞서가는 노인을 봤다.
노인은 몸이 불편한 듯 보행기에 의지해 천천히 걷고 있었다.
A씨는 노인과 가까워지자 한 차례 짧게 경적을 울렸고, 급하게 옆으로 움직이려던 노인이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이 사고로 노인은 고관절이 골절돼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박스 영상을 제보한 운전자 A씨의 아들은 ‘할머니가 혼자 넘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의 아들은 “그냥 클랙슨 기능을 사용한 것뿐인데 너무 억울하다”라며 “저희 어머니는 차로 친 것도 아니고 자기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히 죄인이 됐다며 잠도 설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희에게도 과실이 있나. 있으면 어느 정도 있겠냐”며 “사망사고까지 가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할머니와 차의 거리가 몇 미터면 책임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를 본 한문철 변호사는 “창문을 열고 말씀을 드렸거나 천천히 갔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수 있다”며 “그렇다고 가볍게 경적을 울린 걸로 과연 책임을 져야 할까”라고 판단을 미뤘다.
시청자 투표에서는 86%가 운전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봤고, 단 14%만이 ‘책임이 없다’에 투표했다.
누리꾼들도 대부분 “걷기 힘든 어르신들은 기다려 주는 것이 맞음” “그냥 좀 기다리지” “빨리 비켜 주시려다 크게 넘어지신 것 같은데” “노인들 몸은 진짜 약해서 조심해야 하는데” “경적은 사람한테 울리는 거 아님” “빵 해도 달라지지 않을 상황인데 왜 해 가지고” 등 운전자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운전자가 보행자를 향해 경적을 반복적으로 울리면 ‘위협운전’으로 간주해 승용차 기준 범칙금 4만원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