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사이안화칼륨)를 건강 보조제로 착각해 섭취한 70대가 숨졌다.
전북소방본부와 전주덕진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12시10분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A씨(76)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청산가리를 먹은 것 같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A씨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금은방으로 배송된 사이안화칼륨 분말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은방에서는 귀금속의 표면을 미세하게 벗겨내는 방식으로 세척을 할 때 사이안화칼륨을 사용한다.
경찰은 “금은방을 운영하는 A씨가 본인이 주문한 사이안화칼륨을 자녀가 보낸 건강 보조제로 오인해 섭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포를 질식시키는 강력한 독 ‘청산가리’
청산가리는 세포에 산소가 공급되는 것을 막는 강력한 독이다.
청산가리는 물에 녹으면 칼륨이온(K+)과 시안이온(CN-)으로 나뉜다. 이때 발생하는 시안이온은 체내 금속이온과 결합한다. 특히 산소공급에 필요한 철 이온에 들러붙는다.
철 이온은 우리 몸 곳곳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 속 헤모글로빈에 함유돼 있다. 시안이온은 헤모글로빈 속의 철 이온과 결합해 세포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을 막는다.
산소 공급이 끊어진 세포는 에너지를 생성하지 못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죽어버린다. 청산가리를 먹은 사람은 근육 마비를 시작으로 모든 세포에 산소공급이 끊기면서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