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지역을 집어삼킨 화마가 민가까지 덮치며 막대한 피해를 낸 가운데, 펜션을 운영하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의 530배에 달하는 산림이 소실됐으며,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지난 11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2분경 발생한 산불이 약 8시간 만인 오후 4시 30분에 진화됐다.
초속 30m에 달하는 강풍으로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오후 들어 거센 소나기가 내리면서 마침내 주불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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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불의 원인은 강풍으로 인한 ‘전선 단선’으로 추정된다.
강풍에 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선을 단선시켰고, 이 과정에서 불꽃이 발생해 산불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379㏊로 확인됐다. 이는 축구장 면적의 530배에 이르는 규모다.
또한 주택 59채, 펜션 34채, 호텔 3곳 등 시설물 피해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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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주인인 80대 남성은 불길이 펜션을 덮치자 대피했다가, 물건을 가지러 다시 펜션 내부로 들어갔다. 결국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주민 1명은 대피 중 2도 화상을 입었으며, 진화대원 2명도 가슴 부위에 2도 화상을 입었다.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절망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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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불이 난 집을 허탈하게 바라보는 주민,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오열하는 주민,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경찰에 제지당하는 주민의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한편, 12일 윤석열 대통령은 산불 피해를 입은 강릉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