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서 전처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같이 있던 남성까지 중상을 입힌 황주연(48)의 행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계곡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와 조현수(30)가 공개수배 17일 만에 검거되면서 장기 지명수배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센트럴시티 살인사건’의 피의자 황주연에 대한 수배 전단이 공유됐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희대의 살인마 신창원도 2년 반 만에 잡혔는데, 황주연은 13년째 소재 파악조차 안 된다”고 설명했다.
황주연은 지난 2008년 6월 17일 오후 8시 30분께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 부근 노상에서 전처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전처와 함께 있던 남성 역시 황주연의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그런데 그 이후 14년째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라는 사실이 누리꾼들에게 더욱 충격을 줬다.
황주연은 가정폭력 끝에 결혼 6년 만인 2003년 이혼했다. 이후 두 사람은 재결합했지만 2006년 다시 황주연의 요구로 이혼했다.
만나던 여성과 헤어진 황주연은 어린 딸을 핑계로 전처에게 재결합을 요구했다. 전처가 이를 거절했고, 연락을 피하자 딸을 미끼로 범행을 계획했다.
범행 다음 날 황주연은 매형에게 “딸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완전히 종적을 감췄다.
과거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이 사건을 다뤘다.
당시 방송에서 황주연 사건 담당 수사팀장은 “황주연이 범행 이전 자신의 지인에게 ‘범죄자들이 잡히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자신은 안 잡힐 자신이 있다’라고 말을 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황주연은 밀항했거나, 타인의 인적 사항을 도용해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현상수배 전단 속 황주연은 만두귀에 각진 얼굴을 하고 있다. 신장 180cm에 건장한 체격이다. 웃고 있는 사진을 보면 왼쪽 입술이 치켜 올라가는 특징이 있다.
제보자에 따르면 범행 당시 황주연은 어깨까지 내려오는 가발을 쓰고 있었다. 황주연의 지인들은 황주연이 계속 자신의 직업을 바꾸면서 사람들을 만났고, 언변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합 공개수배자는 지명수배·지명통보를 한 후 6개월이 지나도 검거하지 못한 범죄자를 말한다. 경찰은 매년 5월과 11월 두 차례 공개수배위원회를 열어 주요 수배자 40명을 선정해 공개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공개수배 검거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공개수배 명단에 오른 수배자 200명 중 검거는 22명으로 11%에 불과했다.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착용으로 검거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40명 중 3명을 검거, 검거율 7.5%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