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이 있잖아요. 아침에 갈 때는 안 오다가 중간에 비가 막 쏟아지는 그런 날”
“하교해야 하는데 막 비가 쏟아지면 부모님들이 오시잖아요. 우산을 갖고 오셔서 교문 앞에서 한 명씩 데려가는데”
“저희 어머니는 한 번도 안 오셨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난 27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이적은 어릴 적 ‘비’와 ‘어머니’에 관한 추억을 떠올렸다.
친구들이 부모님과 함께 우산을 쓰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이적은 한 번도 섭섭하다 생각한 적 없었다고 한다.
“근데 그때는 그게 섭섭하기보다 ‘우리 엄마 안 와’ 뭐 이런 ‘영웅 심리’라고 그럴까, 좋은 말로 ‘뿌듯하다’라고 그럴까, 그렇게 생각했고”
“그러면 거기 이제 부모님 안 오신 애들이 남잖아요. 그러면 이제 우리는 나가서 물놀이를 시작하는 거죠”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친구들과 정신없이 운동장을 뛰어놀던 어린 이적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한 번 젖으면, 더 이상 젖지 않는구나’
한 번 젖으면 그걸로 끝이었다. 한 번 꾹 참고 다시 뛰어들면 그때는 즐거움만 남았다.
이적의 어머니인 박혜란 작가는 ‘우산을 가져다주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실은 친구에게 우산을 같이 쓰자고 해야 하는데, 만약 그게 자존심이 상해서 싫으면 짧은 거리, 집에 뛰어와서 샤워하면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