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열린 ‘가장 지저분한 방 선발대회’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매체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침대업체 ‘해피베드’는 최근 가장 더러운 아이의 방을 뽑는 대회를 열었다.
이렇게 황당한 대회를 연 이유는 무엇일까.
업체 측 마케팅 담당자는 “아이들이 스스로 방을 정리하도록 만드는 게 어려운 부모들을 생각했다”라며 “우승 상품으로 주어지는 새 침대가 방을 어지르는 아이들에게 정돈의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했다”고 밝혔다.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일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아이의 방이 더러운 건 부모의 잘못이 큰 데 그게 상까지 받을 일이냐는 것.
이런 시선에도 영국 전역에서 부모들이 앞다퉈 자녀의 더러운 방 사진을 찍어 대회에 접수했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고 우승의 명예는 글래스고에 사는 8살 소녀 에밀리에게 돌아갔다.
덕분에 상품으로 400파운드(한화 약 63만원)에 달하는 어린이용 침대를 선물 받았다.
공개된 에밀리의 방 사진을 보면 일부러 어지른 게 아닌 곳곳에서 자연스러운 생활감(?)이 묻어난다.
대부분 선반은 열려 있었고, 물건은 반쯤 삐져나왔다. 좋아하는 인형도 곳곳에 널어놨다.
침대나 바닥, 서랍 위 등 무언가를 올릴 수 있는 공간에는 옷이나 책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상태가 이렇다 보니 에밀리는 자신의 방을 탈의실처럼 쓰고 대부분 시간은 거실에서 보낸다고 한다.
에밀리의 아빠는 “아무리 치워도 폭탄 맞은 방으로 돌아가는 데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는다. 부디 새 침대가 아이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길 빈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100장 넘게 등록된 다른 후보작 사진도 공개했는데, 대부분이 에밀리의 방과 막상막하였다.
한편, 미국의 대학 연구 결과 어릴 때부터 청소나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한 아이들은 하지 않은 아이들보다 통찰력과 자신감, 책임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5년간 이뤄진 한 추적 연구에서도 성인이 돼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사는 아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이 바로 어린 시절 경험한 집안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