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감기약으로 닭고기를 요리해 먹는 챌린지가 틱톡을 중심으로 유행하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틱톡에서는 최근 닭가슴살에 미국산 종합감기약 ‘나이퀼'(NyQuil)을 넣고 요리한 이른바 ‘슬리피 치킨'(Sleepy Chicken) 챌린지 동영상이 급증했다.
나이퀼은 초록색의 액상형 의약품으로 아세트아미노펜, 독실라민 등의 성분이 든 기침 감기약이다. 나이퀼은 미국에서 처방전 없이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이 약에 포함된 독실라민 성분은 진정 작용을 일으켜 주로 수면유도제에 들어가는 성분이다. 챌린지 이름이 ‘슬리피 치킨’인 이유다.
틱톡 이용자들은 ‘슬리피 치킨’ 영상을 게시하며 나이퀼에 요리한 치킨을 먹으면 감기약을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FDA는 약이 가열되면 약 내 성분의 농도와 특성이 변형돼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DA는 성명에서 “닭고기를 먹지 않더라도, 요리 중에 발생하는 증기를 흡입하는 것만으로도 약물이 체내에 흡수될 수 있다”며 “이는 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처방전이 필요 없는 약도 오남용 시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SNS 챌린지가 또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젊은 세대에게 특히 더 위험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이 이런 의약품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주의 깊게 보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틱톡에는 관련 동영상이 대거 삭제된 상태다.
한편 FDA가 약품을 사용하는 SNS 챌린지에 대해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9월에도 청소년들이 환각효과를 내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과량 복용하는 ‘베나드릴 챌린지’가 유행했다. 챌린지를 했다가 응급실에 입원하거나 15세 소녀가 사망하는 등의 사례가 속출해 FDA가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