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많은 동료와 팬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유 감독이 한 웹다큐멘터리에 출연해 밝힌 ‘소원’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 감독은 ‘유비컨티뉴’를 통해 췌장암 투병기를 공개했다.
3화 ‘스승 유상철’ 편에서 ‘건강한 일주일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유 감독은 “예전에 한번 그런 생각을 했다. ‘강인이가 하고 있는 경기를 좀 직접 현장에서 한번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다. 일주일이 주어진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과거 KBS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인연을 맺은 이강인 선수에 대한 유 감독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해당 영상에서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는데, 유 감독은 “선생님이 몸이 안 아팠으면 정말 스페인에 가려고 했다. 경기도 보고, 훈련도 보고, 너 사는 것도 보고 싶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이강인 선수는 “오시면 되죠. 건강해지셔서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오셔야죠”라고 말했고, 유 감독은 “치료 잘해서 게임 보러 놀러 가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이어 유 감독이 “내가 대표팀 감독할 줄 누가 아느냐? 그래서 만날 수도 있다”고 말하자, 이강인 선수는 “진짜 좋을 것 같다”면서 “다시 제 감독님 해주셔야죠”라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투병 생활을 이겨내고 제자의 경기를 꼭 보러 가고 싶다던 유 감독은 끝내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故 유상철 감독은 지난 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결국 숨을 거뒀다.
그리고 5일 후, 이강인 선수는 올림픽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가나와의 친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경기는 오는 12일과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다.
이강인 선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 축구 인생의 첫 스승이신 유상철 감독님, 꼭 지켜봐 주세요”라고 글을 남기며 유 감독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