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경기 시작하기 전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펼친 손흥민.
무릎 꿇기는 스포츠계에서는 주로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하는 행동이다.
그러나 이 퍼포먼스를 계속 이어가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 같다.
지난해 일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팬들이 손흥민 SNS에 인종차별적인 글을 쏟아낸 사건은 사과문을 받는 걸로 끝났다.

21일(한국 시각)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런던 경찰이 SNS에서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글을 쓴 영국 현지 팬 12명에게 사과 편지를 쓰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12일 열린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토트넘 1-3 패)에서 비롯됐다.
이 경기에서 전반 33분 맨유 에딘손 카바니가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카바니에게 패스를 한 스콧 맥토미니가 손흥민과 경합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반칙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카바니의 득점이 취소됐다.

이를 두고 맨유 팬들이 트위터 등 SNS에서 손흥민을 비난했다.
이 중에는 “DVD나 팔아라”, “돌아가서 고양이와 박쥐, 개나 먹어라”, “쌀 먹는 사기꾼” 등 선을 넘은 인종차별적 발언도 있었다.
“DVD나 팔아라”라는 말은 불법 복제 DVD를 판매한다는 의미로 대표적인 아시아계 인종차별 표현이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인종차별을 한 12명의 신원을 파악했다.
나이는 20세에서 63세까지로 다양했다.
경찰은 이 중 일부를 체포해 조사하기도 했다.
수사를 마친 경찰은 이들을 정식으로 기소하는 대신 ‘공동체 해결 명령’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이는 범죄 사실이 크지 않을 때 기소 없이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지역사회에 봉사하도록 하는 등 가벼운 처벌을 내리는 제도다.
앞서 영국 정부가 축구계 인종차별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도 사건은 정식 기소 없이 가벼운 처벌로 넘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