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여자 배구 대표팀의 라바리니 감독은 곧바로 자국인 이탈리아로 돌아갔다.
선수들과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한국을 경유하면 2주 자가격리 대상자에 해당됐기 때문에 아쉽게 먼저 떠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선수들과 라바리니 감독의 마지막 시간은 귀국 전날인 지난 8일 일본에서 다 같이 먹은 저녁이었다.
이후 “라바리니 감독이 마지막으로 해준 말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연경 선수는 “이거 말하면 마음이 또 찡해져 가지고…”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감독님이 조금 슬펐던 때가 언제냐면 동메달 결정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직감을 하셨다더라. 저희가 세르비아한테 안 될 거라는 것을”이라고 전했다.
이때 너 나할 것 없이 모두 오열했다.
배구팀 담당 최윤지 통역사의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이날 라바리니 감독은 선수들 한 명 한 명에게 고마웠던 점을 이야기했다.
“여러분이 보여준 모든 것들은 그 어떤 메달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평안해졌다”
이에 여기저기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뿐만 아니다.
라바리니 감독은 브라질전을 막 끝내고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했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금메달을 따오라고 했지만, 누구도 8강이나 4강에 올라갈 거라 믿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4강에 올라온 팀들은 현실적으로 우리보다 강해도 여러분이 마지막으로 남은 기회에 모든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
실제 라바리니 감독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교체 선수를 포함해 선수 모두를 기용했다. 마지막 경기일 수 있으니, 모두가 경기를 뛸 수 있게끔 한 것.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감독이 함께한 여자 배구팀 4강 신화. 여자 배구팀이 주는 울림은 깊고 또 오래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