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둑기사 커제, 한국 대표팀 칭찬했다가 곤욕

By 김 나현_J

중국 바둑 1인자 커제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대한민국 축구를 칭찬했다가 팬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커제는 러시아 월드컵 대한과 독일 경기가 끝난 후, 한국의 승리를 비하하는 자국 독일팬들의 어이 없는 형태를 강하게 비난하며 한국을 옹호했다.

중국에서는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이 편파 판정으로 4강에 올랐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진 후 최근까지도 한국팀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퍼져있다.

Kevin C. Cox/Getty Images

커제는 “아직도 한국팀을 더럽다고 욕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덩치 큰 독일이 체구가 작은 한국과 몸싸움에서 밀리기라도 한거냐고 반문했다.

또 “과거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독일전에서 한국의 공 쟁탈에는 아무런 오점이 없었다” “아직도 한국을 욕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무 것도 모르면서 질투나 하는 어린 여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축구의 빛'”이라며 “게르만 민족이 아무리 뛰어난 민족이라고 해도, 그들을 상대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우쭐대면 괴롭다는 말을 말라. 능력이 있으면 어디 한번 월드컵에 나가서 우쭐대 보시라”고 덧붙였다.

JEWEL SAMAD/AFP/Getty Images

커제의 글을 본 중국의 독일팬들과 네티즌들은 “한국 축구를 찬양하지 말라”, “한국 팀은 더럽다”, “한국은 2002년 부정한 방법으로 4강에 진출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커제는 “나는 2002년 한일월드컵이 아니라 이번에 열린 독일전을 말한 것”이라며 “내가 말한 것과 상관없는 경기 얘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커제는 또 “우리 바둑의 가장 큰 라이벌은 한국”이라며 “상대를 더 자세히 알아가는 게 뭐가 잘못됐나? 남을 비하하고 싶은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잡자. 비웃는다고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독일팀 유니폼 입고 한국-독일전 중계하는 중국 CCTV 아나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난 팬들의 원성이 계속되자 결국 커제는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커제는 “오해를 불러 미안하다”며 “나는 한국 팀의 팬도 아니고, 중국 팀이 가능한 한 빨리 일어서기를 바란다”고 사과했다.

한편 일부 팬들은 “커제가 옳다고 생각한다. 사과할 필요가 없다”, “누구나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 커제가 왜 사과를 해야하는 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커제를 옹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