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은 목표가 좌절될 때 자존감 추락을 잡아줄 교육을 받기 어렵다.”
우리사회가 일부 한류스타의 범죄행각으로 충격에 빠진 사이, 방탄소년단(BTS)은 지난 1일 한국가수 최초로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2관왕을 기록했다.
잘 나가다 한순간에 거꾸러지는 반짝스타와 최고의 자리에서도 자기관리를 놓치지 않는 ‘롱런’ 스타들 사이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를 탐색하는 자리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마련됐다. 이날은 마침 가수 승리의 구속 여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됐던 날이기도 했다.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 주최로 열린 ‘한류스타와 공인(公人)의식’ 심포지움에서는 관련학과 교수와 현직 언론인이 모여 한류스타 범죄의 원인을 대안을 논했다.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기자는 “연예인에 대한 인성교육, 윤리교육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서 기자는 “어린 연예인에게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면서 ▲BTS 멤버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한 방시혁 대표 ▲인성과 예의를 강조한 JYP 박진영 대표를 예로 들었다.
십대 초반부터 부모·학교와 떨어져 육성되는 아이돌 가수 양성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청소년기는 인간다운 모습, 도덕성이나 준법의식이 가장 빨리 발달하는 무척 중요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이어 “감성만 발달시키고, 감성을 제지하는 이성이 발달하지 못하는 데서 초래된 불균형으로 성인이 가져야 할 문제해결능력과 판단능력에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과도한 다이어트도 정서적, 신체적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며, 학교나 가정교육을 대신할 인성교육·사회생활 결여도 지적했다.
그는 “목표가 좌절될 때 자존감 추락을 막아줄 적성개발 교육 프로그램이 없고, 극소수 성공사례를 쫓으면서 정상발달이 늦어지는” 문제점도 나열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어린 나이에 연예계 입문한 아이돌 3명의 실제 심리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아이돌 스타인 A씨는 은퇴 후 투자자로 변신 30대까지 연예계에 머무르면서 국제적 인지도를 얻었다. 그는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높은 인내력과 연대감과 사회적 책임의식을 보여 그나마 성공적 사례로 평가됐다.
연예인 B씨는 A씨와 똑같이 은퇴했지만 인내력이나 연대감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로 인해 위험을 회피하거나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은 더 높게 나왔다. 연예인 C씨의 경우 정신과 치료를 받고 견디는 상황이었다.
이 교수는 BTS의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에 대해 ▲소속사 대표의 맨투맨식 인성교육 ▲독서교육을 중시한 멘토링을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성장을 이미 마친 10대 후반에 시작했기에 가능했다”며 “청소년기 6년을 기획사에서 춤과 노래 훈련만 받았으면 지금의 위치에 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