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의 수어 안무를 본 수어 통역사의 표정 변화

By 윤승화

진지한 얼굴로 UN총회를 통역하던 수어 통역사가 울컥한 표정으로 환히 웃었다. BTS(방탄소년단) 때문이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BTS는 미국 뉴욕에 있는 UN(유엔) 본부에서 열린 UN 총회에 청년세대 대표로 참석했다. 유엔 총회는 글로벌 외교의 ‘슈퍼볼’로 불린다.

이날 각국 정상들이 연설하는 유엔 본부 건물에서 BTS는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무대를 선보였다.

앞서 7월에 BTS가 발표한 곡 ‘퍼미션 투 댄스’는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다’는 메시지와 코로나19 종식을 향한 희망을 표현한 곡으로, 빌보드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한 노래다.

BTS가 한창 무대를 펼치고 있던 그때 해외 한 방송국에서는 뭉클한 장면이 포착됐다.

빅히트

해당 방송국은 유엔 총회를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방송 화면 한쪽에는 수어 통역사가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통역을 진행했다.

점잖은 얼굴로 BTS의 무대를 지켜보던 수어 통역사는 노래가 후렴구에 다다르자 환하게 웃었고 이 같은 장면이 포착된 것.

사실 BTS의 곡 ‘퍼미션 투 댄스’에는 수어 동작을 활용한 안무가 주요 안무로 쓰였다.

엄지손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동작은 수어로 ‘즐겁다’를, 왼쪽 손바닥에 오른손 손가락을 움직이는 동작은 ‘춤추다’를, 양손으로 브이자를 그려 보이는 건 ‘평화’를 뜻한다.

BTS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고민하다가 이 같은 안무를 고안했고, 수어 전문가들과 수차례 논의하는 등 특히 신경 썼다고 전해졌다.

 

수어 안무를 발견한 수어 통역사는 처음에는 긴가민가하는 듯하더니 이어지는 수어 안무에 환하게 미소 지었다.

이에 관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훌륭한 도움을 줬다”며 “BTS와 함께해서 총회를 성공했다. 내가 연설했으면 그런 파급효과는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부총장도 자신의 SNS에 한글로 “감사합니다”라고 메시지를 올렸으며,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또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준 BTS에 고맙다”고 전했다.

테워드로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또한 “세계 15억명 청각장애인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한편 이날 BTS가 참석한 유엔 총회 생중계는 100만명 이상이 시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