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는 혼자 사는 할머니가 키우는 흰둥이 강아지를 위해 ‘공짜 진료’를 했다.
지난달 22일 KBS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시골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의 일상을 다룬 ‘인간극장’ 영상이 올라왔다.
충청남도 홍성군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강상규 수의사의 병원에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 한 명이 찾아왔다.
할머니는 강아지 한 마리를 상자에 담아왔다. 분홍빛 보자기에 소중히 싸인 상자 속 흰둥이는 얌전했다.
“밥을 안 먹어요. 맛있는 것 좀 해서 놔둬도 안 먹네…”
혼자 사는 할머니가 키우는 강아지가 며칠 전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아 데리고 온 것.
먹지 않는다면 위나 장에 탈이 났을 가능성이 높다. 피를 뽑아 검사하는 동안, 할머니는 진료실 문가에 서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강아지를 지켜보았다.
강상규 수의사는 그런 할머니에게 “엑스레이 한번 봤으면 좋겠는데 괜찮겠어요?”라고 물었다.
할머니는 망설였다.
“엑스레이 찍으려면 돈 많이 들지? 어떻게 한댜…”
시골 수의사는 할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병원에 데리고 올 정도면 무척이나 아끼는 강아지가 분명하지만, 시골 할머니가 진료비로 5만원 정도를 쓴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강상규 수의사는 “서울 사람, 아니면 대부분 도시 사람들과 시골 사람들은 일단 다르다”면서도 “시골에서 밭 나갈 때 같이 데리고 가고, 어떻게 보면 저는 그런 동물들이 오히려 더 반려동물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돈 때문에 아픈 강아지를 그냥 돌려보내기는 마음에 걸렸던 걸까. 결국 강상규 수의사가 할머니에게 제안을 건넸다.
“제가 돈 더 달라고 안 할 테니까요, 엑스레이 제가 궁금해서 그러니까 한 번 볼게요. 돈 더 달라고 안 할 테니 걱정 마셔요”
엑스레이를 찍고 강아지를 품에 안은 채 살펴본 결과, 강아지는 닭뼈를 먹어 탈이 난 상태였다.
강상규 수의사는 “살기는 살겠냐”며 걱정하는 할머니를 안심시키며 약을 처방하고 돌보는 방법까지 자세히 일러주었다.
심각하지 않으니 너무 걱정 말라는 수의사 덕분에 할머니는 시름을 덜고 다시 상자 안에 강아지를 담았다.
“고개는 내놔야지, 이렇게. 조금 큰 데다 넣어서 가져오려니 내가 들기가 힘드네”
강상규 수의사는 할머니와 강아지를 위해 택시까지 잡아 태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