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진정한 사랑이 이런 게 아닐까. 내 자식 잘 되길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일 터. 그러나 무엇이 진정 자식을 위하는 건지 이해하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다.
21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2’에서는 류필립의 어머니가 아들보다 17살 많고, 자신보다 9살 어린 미나를 며느리로 받아들인 과정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세상의 편견과 싸운 건 미나-류필립 부부만이 아니라 그들의 가족도 함께였다. 그리고 그 편견 앞에서 서로에 대한 이들의 조건 없는 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케 했다.
이날 필립의 어머니는 아들의 결혼을 통해 자신이 이기적이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내 자식이니까 내가 자랑하고 싶어 하고 내 것이니까 내가 원하는 여자와 결혼하길 바라고. 그건 내 생각이더라”고 말하며 아들의 결혼을 다시 바라보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필립의 입장에서 생각하니까 ‘필립이가 좋다는데, 필립이를 축하해주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마음을 비우고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무조건 너희를 사랑하기로 했다”고 말해 큰 감동을 안겼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류필립의 어머니는 아들의 군입대와 미나와의 열애설을 떠올리며 “얘가 지금 제정신인가 그랬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일어날 수 있나 의아했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이어 “믿지 못했다. 반대하고 싶었다. 필립이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군 생활 2년 동안 둘의 관계가 계속 유지되는 것을 보며 아들이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어머니는 “얘는 마음을 정하면 여간해서는 변하는 애가 아니다”라며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한 이유를 밝혔다.
류필립 역시 “제가 고집이 세다. 엄마도 잘 아신다. 빈대를 안 하실 거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반대를 하고 싶으셨을 거다”라며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렸다.
이를 듣고 있던 미나는 ‘축복한다’는 시어머니의 따뜻한 말에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힘든 상황인데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류필립도 같이 울었다.
이어 미나는 “주변에서도 시어머니가 너무 좋다고 말한다”며 “저랑 9살 차이 밖에 안 나는데 주변에서 뭐라고 하지 않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이를 듣고 있던 어머니는 “하루는 혼자 엉엉 울었던 적이 있다”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꺼냈다.
그녀는 “주변에서 ‘축하해요’가 아닌 ‘어떡해요’라고 하는 거다.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 못 듣는 게 너무 슬퍼서 울었다. 그다음에는 내 자식이 누구랑 결혼한다고 자랑하고 싶은데 자랑할 수 없는 게 너무 속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류필립의 어머니는 그 모든 편견과 시선을 뛰어넘어 미나-류필립 부부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복해주었다. 아들 부부를 위해 조건 없는 사랑을 전한 어머니의 아름다운 마음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