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소크라테스에게 한 제자가 황급히 달려와 흥분하며 말했다. “스승님께서는 도저히 상상도 하실 수 없는 일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잠깐만!” 소크라테스는 그를 즉시 제지시키며, “네가 나에게 알려주려고 하는 말을 ‘세 개의 체’로 걸렀느냐?”하고 물었다. 그 제자는 무슨 뜻인지 몰라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소크라테스는 계속해서 말했다. “네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일을 알려주려면 반드시 적어도 세 개의 체로 걸러봐야 하는데, 첫 번째 체는 진실이라고 부른다. 네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진실한 것이더냐?”
제자는 말했다. “저는 거리에서 들은 것인데,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저도 확실히 모릅니다.”
“그러면 두 번째 선(善)이라는 체로 또 걸러보자. 그것이 선의적이더냐?” 그러자 제자는 “아닙니다. 그와 정반대입니다”하면서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소크라테스는 계속해 말했다. “그럼 다시 세번째 체인 유용성을 갖고 검사해보자, 네가 이렇게 급히 나한테 알려주려고 한 일이 정말로 유익한 것이더냐?” 그러자 제자는 우물쭈물했다. “그렇게 유익하지도 않습니다만….”
소크라테스는 그의 말을 중단시키고 말했다. “기왕 그 소식이 그리 유익하지 않고, 또 선의적이지도 않으며, 더욱이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르는데 네가 말할 필요가 있느냐? 쌍방을 부추겨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이나 비방하는 자의 말을 쉽게 믿지 말거라. 말해도 우리를 혼란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