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0년대 외할아버지 집이 산둥성 자오둥(膠東) 농촌에 있었을 때 일이다. 당시 집안은 매우 가난해 외할아버지는 세 아이를 데리고 힘들게 살고 계셨다. 당시 어머니는 집에서 둘째였는데 이 일은 바로 어머니가 직접 내게 들려주신 이야기다.
어느 여름날 밤이었다. 마을에서 영화를 상영했는데 당시는 영화를 보는 일이 드문 일이라 마을 집집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와글와글 몰려들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는 몸이 불편해 가지 않겠다며 방안에 누워 계셨다. 그래서 외할머니는 어머니와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영화를 보러 가셨다.
영화를 다 보고 돌아오자 외할아버지는 혼자 아무 말도 없이 바닥에 앉아계셨는데 뭔가 이상했다. 외할머니가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외할아버지는 한참 후 겨우 입을 열었다. “내가 곧 저승으로 떠나려 하니 뒷일을 부탁해.” 이 말에 가족들은 크게 놀라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외할아버지는 방금 겪었던 일을 말씀하셨다.
외할아버지는 외할머니 일행이 떠난 후 바닥에 누워 잠을 자려고 하셨다. 흐리멍덩한 가운데 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는데 남자들이었으며 머리에서 발끝까지 검은 옷이었다. 그들은 들어온 후 방바닥에 누운 외할아버지를 둘러섰다.
그 중 한 사람은 장부 같은 책을 들고 보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이 물었다.
“이 사람 맞아?” “맞아.”
그러자 그 책을 든 사람이 붓을 꺼내더니 책에다 줄을 긋고는 그들은 떠났다. 그 후 외할아버지는 정신이 돌아왔다.
가족들은 이 말을 듣자 슬퍼하며 한바탕 울었다. 그 시절에 외할아버지는 온 가족의 대들보였으며 가족들은 외할아버지가 벌어오는 돈으로 겨우 먹고 살았기 때문이다. 외할아버지가 떠나면 세 아이는 어떻게 생활하겠는가?
그러나 뜻밖에 다음날 새벽 우리 앞집에서 곡성이 들려왔다. 알고 보니 외할아버지 앞집 남자가 새벽에 일하다가 집 위에서 떨어진 큰 돌덩이에 부딪혀 죽은 것이었다. 또 죽은 사람은 외할아버지와 나이와 외모가 매우 비슷했는데 40여세의 건장한 남자였다.
이때 외할아버지는 알았다. ‘어젯밤 명을 가지러 온 저승사자가 집을 잘못 두드린 것이었구나!’ 저승사자가 이 집 저 집을 더듬어 보았는데 외할아버지와 앞집 남자가 나이가 비슷해 헷갈린 것이었다. 가족들은 비로소 안심했다.
그렇지만 이후 3개월 동안 외할아버지는 줄곧 중병에 걸린 것처럼 일하기는커녕 물도 못 마시고 하루 종일 누워 계셨다.
그것은 마치 옛 전설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사람은 저승을 보지 못하는데 무릇 저승을 본 사람은 죽지 않더라도 한 층의 껍질이 벗겨진다는 것이다.
다행히 백일 정도 지난 후 외할아버지는 정상대로 회복하셨고 60여세까지 살다가 편안히 돌아가셨다.
출처/ 정견망(正見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