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국시기, 강북(江北) 태흥(泰興) 지방에 시경종(施慶鐘)이라는 사람이 살았었는데 성격이 매우 흉악해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다.
1923년 그가 큰 병에 걸려 임종하기 직전 어느 스님이 찾아와 말했다.
“당신이 지은 악업이 너무 많아 사후에 돼지 몸으로 떨어질 것이오. 하지만 빨리 참회하면 죄가 감면될 수도 있소이다.”
시경종은 이 말을 듣고 순간 매우 두려워져 왼손으로 반쯤 합장하는 모습을 하며 스님에게 예를 올렸다.
스님은 탄식했다. “이 손이 불법승 앞에서 존경을 표했으니 장래 이 손은 돼지 모양을 면할 수 있겠군요. 또 비록 돼지가 되어도 임종할 때 참회했으니 도살당하는 고통은 면할 수 있겠소.”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당시 스님의 말을 그다지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이후 시경종이 병으로 사망한 후 이웃집에 한 돼지가 태어났다. 그런데 이 돼지의 왼쪽 앞다리는 사람 손 같이 생겼고 길을 걸을 때 이 앞다리는 땅을 딛지 않았다. 또 사람을 보면 늘 합장하는 시늉을 했다.
시경종의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이 일을 듣고 크게 놀랐고 차마 그 돼지를 잡아 먹을 수 없어 상하이 ‘보화사(寶華寺)’로 보내 방생해 절에 살게 했다.
1934년, 이 돼지는 여전히 그 절에서 살고 있었다. 당시 상하이 ‘경화(鏡華)사진관’에서 이 돼지를 찍어 널리 전해졌고, 중국 근대 유명화가 적평자(狄平子) 화백은 돼지 그림을 그린 후 ‘공덕림(功德林)’, ‘각림(覺林)’ 등 상하이 여러 음식점에 걸어놓아 여러 사람들에게 경계로 삼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