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삼국시대 명장 관우와 또 그의 위풍당당한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알고 있을 것이다. ‘삼국연의’에서 길이 9척 5촌(약 2.8미터), 무게는 82근(약 50킬로그램)로 묘사된 청룡언월도는 비할바 없는 위력을 내뿜었다. 또 이 무기를 냉염거(冷艶鋸)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설원에서 계속되는 전투로 ‘붉은 피로 된 얼음막’이 생겼다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런데 관우가 많은 난관을 극복하거나 의지했던 이 유명한 무기는 과연 무슨 색일까? 파란색? 녹색? 아니면 금빛일까?
중국 전통 중에 ‘청(靑)’색은 줄곧 여러 종류의 함의가 있었다. 어떤 때 녹색을 대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청산녹수(靑山绿水)’, ‘산좋고 물맑다(山靑水秀)’ 등 말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어떤 때는 푸른색을 대표한다, 예를 들면 ‘맑은 날씨(靑天白日)’ 등이다. 또 어떤 때는 검은색을 대표한다, 예를 들면 ‘검은 천(靑布)’, ‘평상복(靑衣)’ 등 단어에서 이를 알 수 있다.
푸른색은 또한 매우 귀중한 색이다. 중국에서 군청색은 귀한 청색 구리를 갈아서 만드는데 이는 부처님상의 곱슬머리를 칠하는데 사용되며 부처님에 대한 최고의 경의를 나타낸다. 그래서 이 색을 또 ‘부처님머리 청(佛頭靑)’으로 부르기도 한다.
서방에서는 비싼 청금석(靑金石, lapis-lazuli)을 이용해 푸른색 염료를 만들어 유화를 그리는데 사용했는데 이 돌의 희소가치는 가끔 황금을 초과하기도 했다. 청금석은 한쪽은 파란색을 띠기도 하고 또 한쪽은 녹색을 띠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청색이 무슨색인지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청룡’ 단어에서 약간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는 중국 전통문화의 사상(四象)을 의미하며 각각 동서남북 네 방향을 대표한다. 28수(二十八宿)는 사상을 사용해 별자리를 구분했는데 각각 구분의 기준이 되는 별을 사신(四神), 또는 사성(四聖)이라고 불렀다. 그 중 ‘청룡’은 사상 중에서 으뜸에 위치하고 가장 존귀하고 상서로운 상징으로 중국 역사상 많은 황제가 청룡으로 자신의 연호를 정했다.
방위와 사상을 배치하면 청룡은 동방에 속하고 오행 중 목(木)에 속하는 것으로 색채상 나뭇잎 색깔인 녹색을 뜻한다. 이외에 ‘청룡’은 또 ‘창룡(蒼龍)’으로도 불리는데 ‘창(蒼)’은 식물이 무성한 의미로 다시 말해 풀색, 녹색에 가깝다. 다시 말해 ‘청룡’은 녹색 용을 가리키는 것이다.
재료로 말한다면 청룡언월도의 칼자루는 당시 청동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금속은 산소 및 이산화탄소의 영향을 받아 녹색의 ‘염기성 탄산구리’가 생기기 쉽다. 따라서 청룡언월도가 녹색이라는 설은 매우 합리적이다.
아마 당시 청룡언월도의 녹색빛을 띈 살기는 적을 오싹하게 만드는 힘을 배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