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본무사(天下本無事) 용인자요(庸人自擾)’라는 말은, 원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용속한 사람은 없는 걱정도 사서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신당서(新唐書) 육상선전(陸象先傳)>에서 내원한 고사성어.
당나라 예종(睿宗) 때의 일이다. 조정에 육상선(陸象先)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사람됨이 너그럽고 학식이 높으며 과감히 직언하여 황제가 아주 중히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한번은 그가 황제를 노하게 하여 관직을 강등당해 지방 안찰사로 파견되었다.
육상선은 부임한 후 백성들을 잘 보살피면서 죄를 범한 사람에게도 쉽게 형벌을 가하지 않았다.
이에 그의 부하는 걱정스러워하며 “마땅히 엄한 벌로 위망을 세우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육상선은 “백성은 덕으로 다스려야 한다. 사회가 안정되고 백성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어야 복종할 것이다. 형벌로 위망을 세우려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한번은 한 아래 관리가 죄를 범하자 육상선은 한 번 훈계한 다음 다시는 같은 잘못을 범하지 말라고 타일러서 돌려보냈다.
그러자 그의 부하가 또 너무 가볍게 처리했다고 하면서 마땅히 곤장을 쳐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육상선은 “사람의 감정은 모두 비슷하다. 내가 그를 나무랐는데 그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할까 봐 걱정인가? 그는 자네의 부하이니 꼭 형벌을 가해야 한다면 자네부터 처벌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 부하는 이 말을 듣고 무안해져서 돌아갔다.
나중에 육상선은 아래 관리들에게 “천하에는 본래 아무일도 없는데 일부 식견이 없는 사람들, 용속하고 무능한 무리들이 스스로 어지럽혀 쉽게 해결할 문제를 망쳐놓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보기에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에게 본질적인 이해 관계를 알게 하면 일을 단순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가르쳤다.
이것이 바로 ‘천하본무사(天下本無事) 용인자요(庸人自擾)’라는 말의 유래이다.
육상선은 과연 익주를 잘 다스려 백성들의 생활은 안정되었고 관리들도 그에게 몹시 탄복했다.
세상에는 원래 우연한 일이 없다.
지혜가 있는 자의 눈에는 천하가 태평하고 모든 일은 흐름에 맡긴다. 반면 용속한 자들은 어떤 현상을 보는 즉시 이익의 득실을 따지면서 스스로 걱정하고 남도 괴롭힌다.
만사만물은 우주의 섭리가 겉으로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움에 따르야 하고, 표면 현상을 초래한 필연적인 요소를 살피어 무위로 천하를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 옛 성인들의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