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향한 홍콩시민 셋 중 하나 참가한 시위에 ‘백기’ 든 홍콩 정부

By 윤승화

민주주의 실현과 악법 철폐를 향한 홍콩인들의 거대한 의지 앞에 친중국파 홍콩정부가 굴복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홍콩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인 인도 법안 추진 보류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9일 홍콩에서는 해당 법안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103만 명이 참가했다. 홍콩 전체 인구는 706만 명이다.

법안 보류만으로는 안 된다며 철폐를 요구한 16일 시위에는 무려 200만명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홍콩시민 셋 중 한명이 나온 셈이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검은 옷을 입고 참가한 행렬은 장관을 이뤘다.

입법 심의가 예정된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은 범죄를 저지른 죄인을 타국으로 송환할 수 있게 허용하는 법안이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이 법을 악용, 정치적인 이유로 민주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잡아가 홍콩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것으로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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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과 의회 대다수는 친중파가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

홍콩 시민들은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사소하게는 유튜브 채널,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계정 등이 중국 본토에서처럼 검열을 받고 사용 금지를 당할 수도 있다고 보며, 나아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중국으로 끌려가는 일도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중국은 홍콩과 달리 영장이나 법원 판결 등 정식 절차 없이 체포·구금을 시행하는 국가다. 사형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국가기도 하다.

시위가 열렸던 9일 100만 명이 넘는 홍콩 시민들은 “반송중(反送中·범죄인 중국 송환 반대)”을 외쳤다.

현지 공안은 그런 시민들을 향해 최루탄, 고무탄, 물대포를 쐈다.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시위 참가자들 여럿이 끌려갔다. 이같은 강경 진압은 좋지 않았던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여기에 “떼를 쓰는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아이를 망치게 된다”는 캐리 람 장관의 발언은 기름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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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 캐리 람 장관은 “법안 추진의 잠정 중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장관은 이어 “법안 2차 심의는 보류하고, 대중의 의견을 듣는 시간표를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법안 재추진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법안 완전 철회 여부에 대해 “법의 허점을 메우는 것은 필요하다”며 “철회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그러자 다음 날인 16일 홍콩에는 주최 측 추산 200만 명의 시민이 모였다.

시민들은 검은 옷을 입고 우산을 펼쳐 직접 물결을 만드는 시위를 펼쳤다. 이날 시위의 목적은 범죄인 인도 법안 완전 철폐. 시민들은 또 캐리 람 행정 장관의 사퇴를 외쳤다.

법안의 잠정 유예가 아닌 완전 철폐를, 다시 말해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홍콩 시민들의 의지는 새롭게 불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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