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뉴스] 포스트 김정일, 북한은 어디로 가나(한글자막)

[NTDTV] 2008년 9월 28일 NTDTV 뉴스 주간

앵커: 최근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 건강악화설로 북한 돌변 사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유고시 발생 가능한 북한 내부의 변화와 주변국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봤습니다. 한국 서울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사:
한국에서는 최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설이 돌면서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등으로 인한 북한 체제의 급격한 변화나 붕괴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은 북한주민에 대한 억압이 극심하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에 의한 대규모 봉기 사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군과 당에 의한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원웅(李元雄), 관동대학교(關東)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은 강력한 권력 중앙 집중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 체제일수록 후계체제를 아직 정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자가 유고 상태를 맞이했을 때, 우리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경쟁 세력들 간에 권력투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아마 현재 체제에서 가장 힘을 가지고 있는 당과 군 간의 경쟁, 혹은 당과 군 내부 세력들 내에서의 노선경쟁 같은 것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류근일(柳根一), 전 조선일보 편집장 및 컬럼니스트:
김정일이나 김일성 같은 카리스마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한 사람을 중심으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여러 사람이 있어서 그것이 점점 틈이 벌어져서 내부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중공이 지대한 관심을 쏟아 부을 겁니다.

박성문(朴成文), 동북아방송연구회 부이사장:
군부의 집단지도체제가 구성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북한같은 독재사회에서는 지도자의 급변사태나 유고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후에 있을 혼란이라든가 정권을 뒤엎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은 김정일 건강 이상 증후가 보이기 오래 전부터 (집단지도체제를) 준비를 해 놓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북한 내부의 갑작스런 변화, 즉 공산정권이 붕괴될 경우 북한이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국에 흡수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공이 군대를 기습 투입해 북한에 친중정권을 수립할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1997년 한국에 귀순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최근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100%”이다”, “무정부 상태가 발생한다면 중공 군대가 북한에 주둔할 가능성은 100%일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하며 중공 개입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돌발상황시 있을 수 있는 중공의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미국 정부와의 결속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편집장 및 컬럼니스트:
지금 중공이 뭐니뭐니해도 무시할 수 없는 나라는 미국이예요. 우리가 미국과 긴밀한 전략협의를 해야 합니다. 있을 수 있는 모든 사태를 설정하고 대책을 세워 미국과 협의를 하고 정당, 사회단체를 통해 협조를 구하고, 그런 본격적인 전략적 태세를 신속히 갖춰야 됩니다.

박성문, 동북아방송연구회 부이사장:
북한 내부의 정세가 위험한 상황이 되면 분명히 중공 당국에서 당연히 개입을 하려고 할겁니다. 사실 현재 북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국가는 중공 당국이기 때문에. 그러나 북한 당국, 북한 주민들, 그리고 주변국들이 중공의 무분별한 움직임이나 영향력 행사 시도를 견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김정일 와병설이나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한 보도는 남북관계의 악화를 초래하고, 국익에도 도움이 안된다”며 북한 돌변사태 가능성에 대한 공개적 입장 표명을 극도로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급변사태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 한국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원웅, 관동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리 정부는 사실 이런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꺼려왔구요, 지금도 굉장히 꺼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되지 않구요. 국제사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급변 사태와 김정일 사망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도 시민사회와 함께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를 해야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박성문, 동북아방송연구회 부이사장:
계속해서 대북방송이라든지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외부정보와 자유민주주의의 당위성을 주입시켜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방송이나 매체를 통해 의식이 생긴 북한 주민들이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원웅, 관동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중공의 힘을 견제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층들, 특히 한국에 좀 더 호의적인 계층들을 선별해서 그들을 지원하고 그들과의 대화 채널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최근 김정일 위원장이 와병설을 등에 업고 40일 이상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북핵 신고를 회피하기 위한 속임수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공식적인 활동에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98년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 당시 33일, 2003년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시 50일, 2006년 미사일 무더기 시험 발사 당시 40일 등 북한과 관련한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김정일은 수십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북한은 최근, 2007년 6자회담 합의에 따라 진행해오던 북핵 불능화 과정을 돌연 중단하고 핵 재처리 시설 복구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이목을 끌고 북한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쇼를 벌인지 세달 만입니다.

물론 이번 핵시설 불능화 중단 조치가 김정일의 장기 은둔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장기간의 공산 독재 체제가 야기한 지독한 경제난과 국제적인 고립 문제를 오직 국제사회에 대한 핵무기 위협으로 풀어나갈 수 밖에 없는 북한정권의 한계성과 이중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NTD 뉴스 이창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