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닭강정 배달 주문, 알고 보니 ‘학폭’이었습니다”

By 이서현

24일 저녁 6시, 경기도 성남 분당의 한 닭강정 집에 30만원 어치 주문이 들어왔다.

가정집에서 들어온 주문이라기에는 양이 많았다.

하필, 크리스마스 이브였기에 가게 주인은 미심쩍음을 떨치고 배달에 나섰다.

그런데 문을 열어준 여성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주문내역을 보여주니 이내 체념한 듯 카드를 꺼냈다.

여성은 “아들이 지금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가해자들이 장난으로 주문을 한 것 같다. 가게에 피해를 줄 수 없으니 계산은 모두 하겠다”라며 닭강정을 3박스만 남기고 모두 가져가 달라고 부탁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잘못된 주문이었지만 경황이 없던 주인은 그 자리에서 결제한 후 가게로 돌아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정을 설명하며 “닭강정을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바쁜 와중이라 결제했지만 내일 환불을 하려고 한다. 피해 가족을 돕고 싶다”며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사연에 이런저런 조언을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주인은 추가로 글을 올리며 “댓글을 보고 바로 카드사에 연락해 결제를 강제취소했다”라며 가해자들을 영업 방해로 고소를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후, 피해자의 어머니와 통화를 하게 된 주인은 더 충격적인 내용을 알게 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학교폭력이라 생각했는데 피해자는 20살이었고 가해자들 역시 20대 초중반으로 모두 미성년자가 아니었다.

피해자는 고등학교 때 알게 된 가해자들에게 지금까지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던 것.

가해자들은 피해자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이미 300만원 정도 뜯어갔다.

피해자 어머니는 견디다 못한 아들이 신고하려고 하자 주소를 알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협박으로 장난 주문을 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주인은 피해자 어머니에게 가해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내일 경찰서에 가겠다”라며 누리꾼들에게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많이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드러난 게 이 정도면 그동안 얼마나 집요하게 괴롭혀 왔을까요” “피해자 생각하니 정말 슬프네요” “반드시 처벌 바랍니다”라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