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에 갇혀 빗물이 얼굴까지 차오른 순간 기적처럼 나타난 영웅들

By 이현주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동안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사람을 구해준 의인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반지하 집에 갇힌 청년을 시민들이 모여 구조하기도 했다.

SBS

11일 뉴스1, SBS 뉴스는 지난 8일 밤 관악구 신림동에서 반지하에 고립된 청년을 구조한 시민들의 활약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남성 3명은 당시 반지하에 갇혀 있던 29살 이승훈 씨를 향해 “조금만 참아”, “침착하게 있어” 등의 말을 하며 안심시켰다.

이들은 “밑에 잠금장치 열어, 불빛 보고 오면 돼. 뒤로 비켜봐요”라며 반지하 창문에 휴대폰 라이트를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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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빗물이 집 안에 있는 이 씨의 얼굴까지 차오른 위급한 상황이었다.

남성들은 창문이 수압 때문에 열리지 않자 유리창을 깨기로 했다.

이후 한 남성이 소화기 추정 물체로 물속에 잠긴 창문을 여려 차례 쳤고, 깨진 창문 사이로 이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시민들 덕분에 이 씨는 반지하 집에 고립된 지 1시간여 만에 구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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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에 나선 시민들은 이 씨를 안으며 위로했고, 주변 시민들은 “아 됐다, 살았다”라며 손뼉을 쳤다.

이 씨는 SBS를 통해 “30분 정도 더 있었으면 저 아마 이 세상에 없었을 수도 있었다”라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씨는 당시 빗물이 종아리까지 차자 탈출하려 했지만, 수압 때문에 현관문이 열리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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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를 구조한 은석준 씨는 당시 사람 소리가 들리자 반지하 호수를 확인하려고 주택 안으로 헤엄쳐 갔다.

박종연 씨는 이미 다른 반지하 집에서 2명을 구한 뒤 황급히 담벼락을 넘어와 구조에 동참했다.

소화기를 들어 유리창을 깼던 김진학 씨는 이 과정에서 손을 다쳐 세 바늘을 꿰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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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의인들 덕분에 이 씨는 새 삶을 살게 됐다.

이 씨는 “저도 항상 남한테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하다”라고 밝혔다.